공항 입국장 ‘얼굴촬영’ 멈췄다…항공보안 구멍

뉴시스

입력 2019-12-26 15:12 수정 2019-12-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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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얼굴촬영, 범죄연루·검거 시 핵심 역할
법무부 이달 중순께 전국공항 새 시스템 도입
노후된 컴퓨터에 시스템 설치…오류·지연 발생
19일 인천공항서 5분간 출·입국 시스템 중단도
출입국당국 "당시 입국장에 승객 거의 없었다"
실상은 30분간 1·2터미널 항공기 총 15편 도착
법무부, 출입국 시스템 오류 은폐 의혹 제기도
공항 심사관들에 '외부발설 금지' 긴급 메세지



인천공항을 포함한 김포, 제주, 청주 등 전국공항의 입국심사장에서 방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얼굴촬영이 26일 현재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공항 등을 통해 입국심사를 받는 외국인들은 내국인과 다르게 불법체류, 마약 등의 밀반입 등 범죄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출입국당국은 이들의 지문 확인과 얼굴촬영 및 육안확인, 방문목적 등을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같이 촬영된 사진은 외국인의 범죄 연루와 검거 시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 상황은 항공보안에 구멍이 난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이달 중순까지 인천공항과 이외 전국 공항에 거액의 예산을 들여 출·입국 전산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각 공항에 배치된 노후된 컴퓨터에 설치되면서 각종 에러와 과부하로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방한 외국인 입국수속 지연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날 현재 이들에 대한 얼굴촬영을 중단한 상황이다. 얼굴촬영을 중단하면 시스템 지연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선의 심사관들은 시스템 지연이 계속된다고 토로하고 있다. 심사관들은 법무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한 시스템 오류와 지연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오류와 지연으로 따른 입국장 오픈과 폐쇄를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법무부가 새로 도입한 출·입국시스템이 인천국제공항에서 5분간 멈춰서면서 혼란은 더 가중됐다. 시스템이 멈춰선 곳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터미널 출·입국장 등이다.

이곳의 출·입국 수속을 담당하는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19일 오후 5시께 시스템 개선 작업에 따른 오류가 발생해 입국심사를 4분만에 비상임심사로 전환하고 45분간 복구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또 오류가 발생한 시각 입국장에는 승객이 거의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뉴시스 취재결과 당일 오후 4시30분부터 5시까지 30분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터미널에 도착한 항공기는 총 15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출입국·외국인청이 밝힌 해명과는 다르다.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 당시 법무부는 시스템 오류 사실이 외부에 발설되지 않도록 공항 일선에서 근무하는 심사관들에게 긴급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심사관들에게 이 사건에 대해 언론에서 물을 경우 일절 함구하고 본부 담당자 2명에게 문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시스템이 경우의 수에 따라 과부하가 걸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빠른 입국을 위해 (26일) 현재 사진촬영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 과부화에 따른 컴퓨터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며 “얼굴촬영 외에 지문수집과 얼굴 등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얼굴촬영이 도입되기 전에는 여권과 얼굴확인 등을 모두 대면으로 확인했다”며 “얼굴촬영을 제외했다고 해서 출입국보안에 구멍이 뚫린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사관들에게 보낸 메시지는 “이번 오류 사실을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고 사고 상황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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