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박제하고픈 욕망…예술가 17명의 ‘시간을 보다’

뉴시스

입력 2019-12-25 12:17 수정 2019-12-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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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미술관 2019년 마지막 전시 26일 개막


구본창의 사진 ‘Soap’시리즈는 마모되어 작아지고 부서져가는 다양한 종류의 비누를 촬영한 작품이다. 닳고 닳은 비누쪼가리를 마치 흐르는 물 속에서 서로 부딪치며 매끄러운 외형을 갖게 되는 자갈과 같은 이미지로 표현한다.

시간의 흐름은 비누를 필연적인 죽음으로 이끌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비누는 점점 사라지는 물질적, 존재론적 소멸에 저항하며 스스로를 연마해 ‘실재’ 이상의 예술적 의미를 획득한다. ‘Soap’시리즈는 필멸을 향해 나아가는 작은 존재들이 간직하는 찰나적인 아름다움이 담겼다.

예술가가 보이지 않는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특정하거나 인상적인 순간을 박제하고자 하는 욕망, 시간의 흐름을 작품을 통하여 포착하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수행을 통한 작품의 시간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등으로부터 출출발한 표현은, 오늘날 우리가 시간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방식, 더 나아가 예술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집약하여 드러낸다.

서울대학교미술관 2019년도 마지막 전시인 ‘시간을 보다’는 예술가들이 시간을 경험하고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가시화하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회화, 판화, 사진,영상,설치등 약 80점을 전시한다.

전시에 참여한 17명의 작가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시간을 바라보고, 시간에 도전했다. 이러한 도전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우리의 삶 자체를 가장 본질적으로 보여주고, 우리의 흔적을 남기려는 의지의 표출이다.

순간의 박제와 시간의 궤적, 수행의 시간이라는 부제를 설정하여 선보인 전시는 서로 다른성향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을 통하여 시간을 마주하는 방법론을 살펴볼 수 있다. 26일부터 2020년 3월12일까지.

▲참여작가(17명):구본창,김태헌,노경희,박승원,배남경,배수경,성낙인,이가경,이만나,이현우,이창훈,임윤경,임윤수,정재호,천창환,홍희령,RomanOpalka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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