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동안 도로 헤맨 강아지..'주인 목소리 들려줬더니..'

노트펫

입력 2019-12-16 14:07 수정 2019-12-1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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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애견호텔에서 탈출해 꼬박 열흘 동안 집을 찾아 헤매던 강아지는 주인 목소리를 듣자 달리기를 멈췄다.

지난 11일 밤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의 한 창고 앞. 막다른 길목에 사람들이 있었고, 그 앞에는 겁에 질린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바니야! 바니야!"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불러도 강아지는 도망칠 곳만 찾기 바빴다. 일순간 도망칠 출구를 찾는 것도 멈추고 사람들에게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제 목소리 파일을 들려주자 도망가려다 주춤했다고 해요." 열흘 동안 계속된 배우 박수연의 2살 반려견 바니 찾기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지난 2일 오전 8시10분 쯤 고양시 성석동의 애견호텔에서 아프간하운드 느낌이 나는 바니가 담을 넘어 탈출했다. 박수연은 고양시보호소에서 바니를 데려와 키워왔다. 얼마 전 가족 여행을 가게 되어 바니가 어렸을 때 자주 갔던 곳에 맡겨둔 상태였다.

이날 바니를 찾으러 갈 예정이던 박수연 가족에게는 날벼락이었다. 첫날은 지인들, 애견호텔 관계자들과 함께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안되겠다 싶어 전단지를 만들어 둘째날부터 곳곳에 부착했다.

둘째날인 3일 밤부터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했으나 그 자리에 가보면 바니는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항상 한 발 늦었다.

제보로 받은 영상에서 바니는 도로의 갓길을 달리는가 하면, 때로는 차가 멈추선 도로도 가로질러 갔다. 위험한 질주 앞에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여전히 달리고 있는 모습에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부쳐진 전단지는 2000장에 가까워졌고, 지도 위에 표시한 바니의 행적도는 어지러워져만 갔다. 박수연의 SNS는 하루에도 몇번이고 올리는 바니 찾는 글로 도배됐다.

바니를 찾은 날 바니의 행적은 드라마틱했다. 이날 저녁 제보를 받을 무렵 박수연 일행은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다. 역시 제보에 따라 수색하고 있던 것인데 거리상 말이 안된다고 생각됐지만 혹시나 하며 갔는데 그 곳엔 정말 바니가 있었다.

휴대폰에서 흘러 나오는 박수연의 목소리를 듣고 일행의 품으로 다가온 바니. 왜 이제야 자기를 찾았냐는 듯 핥고 또 핥고 꼬리를 흔들고 하울링을 하고 난리가 아니었다.

집으로 데려온 바니는 털이 여기저기 엉키고 가시가 박혀 있었으나 다행히 피부에 작은 염증들이 생긴 것 외에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었다. 제대로 먹지 못해 빠진 살을 다시 돌려놔야 하는 과제가 주인 앞에 놓여졌을 뿐이란다.

박수연은 "바니를 잃어버리고 SNS에 소식을 올릴 때 솔직히 이렇게 많은 분이 도와주실 줄 몰랐다"며 "제 이야기가 반려견을 잃어버리고 절망에 빠진 보호자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세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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