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려다…” 아이라인 문신 ‘뻑뻑한 눈’ 부른다

홍은심 기자

입력 2019-12-11 03:00 수정 2019-12-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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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분비하는 ‘마이봄샘’ 상하면
눈물 빨리 말라 안구건조증 유발
온찜질 후 눈점막 깨끗이 닦아야


셔터스톡

직장인 문민영 씨(29)는 최근 눈이 뻑뻑하고 자주 충혈되는 것 같아 안과를 찾았다. 문 씨는 마이봄샘 기능 저하로 인한 안구건조증 진단을 받았다. 아이라인 점막 문신을 한 뒤다. 문 씨는 평소 콘택트렌즈도 자주 착용하는 편이다.


■ 여성 안구건조증 유병률,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아

안구건조증이 심하면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다’ ‘자고 일어나면 눈 뜨기가 힘들다’ ‘눈곱이 많이 낀다’ ‘바람이 불면 눈물이 난다’ 같은 증상들을 호소한다. 한국시과학회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17.6%로 남성(7.6%)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여성에게서 유병률이 더 높은 이유로 예뻐 보이기 위해 매일 하는 눈화장을 꼽기도 했다.

눈물은 수성층, 점액층, 기름층의 세 층으로 이뤄져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수성층이 부족해 발생하기도 하고 마이봄샘에서 기름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 환자의 86%는 마이봄샘 기능 저하로 인한 증발성 안구건조증이다.

마이봄샘 기능이 떨어지면 눈꺼풀 안쪽 점막에 있는 마이봄샘에서 눈물의 증발을 막는 기름 분비가 원활하지 않게된다. 마이봄샘에서 분비되는 지방은 눈물이 빠르게 마르지 않도록 눈물 위에 얇은 기름막을 만들어준다. 이곳이 손상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기름이 부족해지고 눈물이 지나치게 빨리 말라버려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마이봄샘은 미세먼지 등 대기 중 오염물질로 쉽게 막힌다. 특히 여성들은 눈 화장을 한 뒤 메이크업 잔여물이 남아 점막에 쌓일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점막 아이라인 문신도 주의해야 한다. 문신 시술 과정에서 바늘이 마이봄샘을 파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문신 후에는 수일 동안 씻지 못하면서 눈에 노폐물이 쌓여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아이라인 문신을 하고 눈이 건조한 느낌이 들고 눈물이 자주 난다면 마이봄샘이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마이봄샘 기능 장애는 분비샘이 노화를 시작하고 호르몬의 변화를 겪는 40대 이상에서 발병률이 증가한다.


■ 여성 안구건조증 환자는 마이봄샘 기능 검사해야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마이봄샘의 구조와 기능을 촬영하는 영상 촬영 장비로 손상 정도를 파악한다. 건강한 마이봄샘은 하얗고 선명하게 기름이 분비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손상됐다면 희미하거나 기름층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마이봄샘 기능장애로 진단되면 우선 막힌 분비샘을 뚫어줘야 한다. 눈꺼풀 위에 따뜻한 물수건을 5∼10분간 올려 마이봄샘을 막고 있는 기름 찌꺼기를 녹이는 온열요법이 도움이 된다. 눈 화장을 했다면 지울 때는 눈 점막까지 관리가 필요하다. 면봉에 식염수를 묻혀서 점막 전체를 닦아주면 메이크업 잔여물을 제거할 수 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온도를 올려주는 특수한 기구를 넣어서 적절한 온도와 압력으로 노폐물을 제거한다. 위아래 눈꺼풀에 있는 마이봄샘에 42.5도의 열을 전달하고 동시에 부드러운 연동 압력을 가해 마이봄샘을 막고 있는 끈적하고 치약처럼 굳은 기름 찌꺼기를 배출시킨다. 마이봄샘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면 보통 6∼8 주 뒤에 안구건조증 증상이 완화됨을 느낄 수 있다.

임찬영 이안 안과 원장은 “아주 지속적으로 나쁜 환경이 아니라면 마이봄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며 “평소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도록 하고 눈 클렌저를 꼼꼼히 사용하는 등 속눈썹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안구건조증의 증상 ▼

□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 이물감이 있고 뻑뻑하다.
□ 눈앞에 뭐가 낀 것처럼 침침하다.
□ 눈이 너무 피로하다.
□ 이유 없이 자주 충혈이 된다.
□ 자고 일어날 때 눈을 뜨기가 힘들다.
□ 잘 써오던 콘택트렌즈가 불편해졌다
□ 눈이 빠질 것처럼 아프고 머리까지 아프다.
□ 바람이 불면 눈물이 더 흐른다.
□ 자고 나면 눈꺼풀이 들러붙어 잘 떠지지 않는다.
□ 눈이 피곤해서 독서, 컴퓨터 작업을 하기 어렵다.


▼ 안구건조증 이렇게 예방하세요 ▼

-미세먼지가 심한 날 눈이 따가울 때에는 깨끗한 물이나 식염수로 헹구세요.
-실내온도는 18∼24도, 습도는 40∼70% 를 유지하면 눈물 증발을 줄일 수 있어요.
-각막을 덮고 있는 눈물층이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눈을 충분히 깜박이세요.
-1시간마다 10분씩 휴식을 취하고 가벼운 눈 운동을 하세요.
-하루에 8∼10컵의 물을 충분히 섭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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