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끓어올랐다… 감정을 끌어올려라

김기윤 기자

입력 2019-12-06 03:00:00 수정 2019-12-06 09: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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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K-뮤지컬- 해외 연출진이 본 장단점

뮤지컬 ‘레베카’
“가창력, 무대에 임하는 열정만큼은 이미 월드 클래스!”

흥행에는 다 이유가 있다. 2007년 ‘명성황후’를 시작으로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 등이 연이어 100만 관객을 돌파한 ‘밀리언클럽 시대’를 열기까지. 한국은 현재 세계가 주목하는 뮤지컬 시장이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과 흥행 비결엔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힘이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뮤지컬 ‘레베카’ ‘아이다’ ‘보디가드’ ‘빅 피쉬’의 제작진은 “한국 배우들의 능력은 브로드웨이에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뮤지컬 ‘빅 피쉬’의 스콧 슈워츠 연출가, ‘레베카’의 극작가 겸 작사가 미하엘 쿤체,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보디가드’의 협력 안무가 제인 맥머트리(왼쪽부터). 이들은 한국 배우들이 서로 응원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고 “사랑스럽다”고 했다. CJ ENM·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미국, 유럽 등 뮤지컬 본고장에서 다양한 프로덕션을 거친 해외 연출진은 한국 주·조연 배우들의 고른 가창력을 가장 높이 샀다. ‘빅 피쉬’의 스콧 슈워츠 연출은 “배우들이 스토리를 노래로 풀어내는 실력이 뛰어난데, 뭣보다 앙상블, 조연배우들의 실력이 주연 못지않게 훌륭해 놀랐다”고 했다. ‘레베카’의 각본, 작사를 맡은 미하엘 쿤체는 “다른 국가의 경우 대개 한 프로덕션 안에서 배우 1∼2명 정도만 돋보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선 출연하는 모든 배우의 기량이 고루 뛰어나다. 전체적 기량만 본다면 브로드웨이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박효신, 옥주현, 김준수 등 팝 가수가 뮤지컬을 통해 배우로 성장해 놀랄 만한 실력을 뽐내는 점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안무, 소화 능력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아이다’의 안무를 맡은 트레이시 코리아는 “2005년 ‘아이다’를 맡았을 땐 캐릭터를 생동감 있는 안무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았다. 14년 사이 한국 배우들이 빠르게 성장해 완벽한 군무를 펼치는 걸 보면 놀랍다”고 했다.

이들이 눈여겨본 또 다른 장점은 작품에 임하는 배우들의 태도다. 한국 배우들은 정해진 연습시간이 끝나도 자발적으로 연습실에 남는 ‘연습벌레’들로 유명하다. 슈워츠 연출은 “늘 준비된 자세로 제작진의 말을 메모해 기억하고, 이 노력들이 결과로 나타나는 편이다. 해외에서 연습 시간 뒤에도 배우들이 남아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털어놨다. ‘보디가드’의 제인 맥머트리 안무가는 “한국 배우들은 의지가 정말 강하다. 연습 첫째 날부터 고난도 안무를 주문했고, 몇 주간 강행군을 거쳤다. 모두 포기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강한 앙상블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아쉬운 점도 없진 않다. 소극적 감정 표현, 자신감 부족 등은 이들이 털어놓은 한국 배우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보디가드’를 맡은 제이슨 케이프웰 연출은 “키스 장면, 애정 표현 장면 등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감정을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내기 위해 배우들이 지나야 할 문턱이 생겨 아쉽다”고 했다. 맥머트리 안무가는 “연습 때도 실전처럼 긴장감을 갖고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배역에 여러 명의 배우가 동시에 캐스팅되는 한국 뮤지컬의 특징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슈워츠 연출은 “한 배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다 똑같은 디렉션을 할 수 없어 캐릭터 구현에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면서도 “관객 입장에서는 한 작품 안에서 여러 가지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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