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태양광 1위’ 이끈 김동관 부사장 승진… 3세 경영 막 올라

서동일 기자 , 김형민 기자

입력 2019-12-03 03:00 수정 2019-12-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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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화케미칼 - 큐셀 합병, 새회사 한화솔루션 경영 전면에
한화, 젊은 인재-여성 임원 발탁… 임원 평균 연령 3년 젊어져 48세


한화그룹 3세 경영 체제의 막이 올랐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36)가 2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은 내년 1월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에 한화큐셀을 흡수 합병시켜 ‘한화솔루션’이란 새로운 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이 회사의 전략부문장을 맡으며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다.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 그동안 영업·마케팅 최고책임자(COO·전무)로서 영업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에 승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은 한화가 2010년 진출한 뒤 수차례 사업을 접는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며 “김 부사장이 태양광 사업을 뚝심 있게 추진하지 않았다면 한국, 미국, 독일 등 세계 주요 시장 점유율 1위라는 현재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화 태양광 사업 부문은 매출 3조6228억 원, 영업손실 107억 원을 냈지만 올해는 1∼3분기(1∼9월) 누적 매출 4조2977억 원, 영업이익 147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화학·태양광 사업을 전면에서 이끌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회장실을 거쳐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화큐셀 상무를 지냈고, 같은 해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아들들의 경영 수업을 착실히 진행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해외사업과 미래혁신사업 총괄을 거친 뒤 8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에 올라 미래 전략을 책임지고 있다. 김 회장은 29세 때 갑작스럽게 회장 자리에 오른 본인과 달리 자녀들에게는 체계적인 업무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솔루션을 둘러싼 내년 경영 환경은 낙관적이지 않다. 석유화학 사업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 미국 셰일가스 기반 증설 등으로 국제 제품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사업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키운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김 부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미래 신소재 개발, 유럽·일본 내 에너지 리테일 사업(전력소매 사업) 강화 등을 통해 태양광 사업의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날 한화큐셀 인사를 끝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그룹의 2020년도 임원 승진 인사를 마무리했다. 최근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진행한 LG, 신세계, 한진그룹과 마찬가지로 한화그룹 역시 젊은 인재와 여성 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올해 한화그룹 전체 계열사의 신임 상무보는 총 74명으로, 이 중 1970년대생(42명)이 절반을 넘는다. 신임 임원 평균 연령은 48세로 전년보다 약 3년 젊어졌다.

이날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차 부회장은 새로운 자본 규제가 도입되는 등 보험 업황이 급변하고 있어 세대교체를 통해 회사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차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여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서동일 dong@donga.com·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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