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망치는 만성염증, ‘항염증 식사’로 잡아라

홍은심 기자

입력 2019-11-27 03:00:00 수정 2019-11-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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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과학대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 이경미 교수의 ‘만성 염증을 치유하는 한 접시 건강법’.
우리 몸을 지켜주는 ‘착한 염증’도 있지만 ‘나쁜 염증’도 있다.

급성염증은 착한 염증 반응으로, 몸에 침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특정 부위에 생기는 복구 반응이다. 신체 이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착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통증, 부종, 발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서 면역 세포의 인체 복구 기능이 작동한다.

만약 착한 염증 반응이 없다면 손이 뜨거운 물에 닿아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화상을 입게 된다. 급성염증은 분, 시간 단위로 일어난다. 짧게는 몇 분, 몇 시간, 길어도 몇 주 안에 회복된다.


내 몸 망치는 나쁜 염증 ‘만성염증’

감염 부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급성염증과 달리 만성염증은 저절로 낫지 않고 전신에 걸쳐 오랜 기간 뚜렷하지 않은 반응으로 나타난다. 알 수 없는 통증, 지속적인 피로와 불면증, 우울·불안 같은 기분 변화, 변비, 설사, 속쓰림, 체중 증가, 회복이 잘 안 되고 자주 반복되는 감기 등 모호한 증상으로 보인다. 여러 증상이 산발적으로 나타나거나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 모르고 지내다 큰 병으로 키울 수 있다.

만성염증은 몸에 부담을 준다. 특별한 증상 없이 수개월, 수년에 걸쳐 몸속에 잠복해 있으면서 호시탐탐 우리 몸을 해칠 기회를 노린다. 만성염증 반응이 지속되면 면역기능도 혼란에 빠져 결국 우리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코골이, 대변, 허벅지 둘레로 만성염증 유무 확인

만성염증은 몸에 쌓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만성염증이 보내는 우리 몸의 몇 가지 이상 신호에 대해 알아보자.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은 “만성염증은 우리 몸에서 신호가 되는 전조 증상들을 끊임없이 내보낸다”며 “코골이, 대변, 허벅지 둘레 등으로 만성염증의 유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만성염증이 생기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생길 수 있다. 코를 곤다는 것은 ‘숨 길’이 막혔다는 것이다. 막힌 길을 뚫고 저항하면서 산소가 움직일 수 있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서 큰 소리를 내면서 숨을 밀어내는 것이 코골이다. 이때 심한 코골이는 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6시간 수면 중 1시간 반 이상 지속되는 코골이는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는 경동맥에 부담을 주고 혈관을 두껍게 만들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으로 이어지기 쉽다. 우리 몸의 정상적인 산소포화도는 95% 이상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체내의 산소포화도를 85% 이하로 떨어뜨려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85%는 응급상황에 해당한다. 이런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반복되면 혈관벽의 만성염증을 초래할 수 있다.

대변을 통해서도 만성염증 유무를 알 수 있다. 변비나 설사는 장내 세균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특히 대변이 장에 오래 머무는 변비는 대장벽을 공격해서 장벽이 약해지고 독소가 체내로 흘러드는 장누수증후군을 초래할 수 있다.

장누수증후군이 오래되면 혈관으로 독소가 새어 들어 전신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허벅지 둘레로도 만성염증 정도를 알 수 있다. 근육은 우리 몸을 지키는 방어군으로 허벅지 둘레가 1cm 줄어들 때마다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남자는 8.3%, 여자는 9.6% 증가한다. 허벅지 둘레가 60cm 미만인 사람은 60cm 이상인 사람보다 심장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이 2배나 높다. 남자는 60cm, 여자는 57cm 이상을 유지해야 만성염증을 비롯한 여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알록달록한 색깔 채소와 과일, 항염 효과

이런 증상들이 나타났다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만성염증이 몸에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코골이가 심하다면 코호흡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대변이 좋지 않다면 식이섬유와 발효음식으로 바로잡고 허벅지 비율을 높이기 위해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마음껏 먹는 식습관은 체지방을 늘리는 것 외에도 몸을 많이 대사(代謝)시켜 염증에 좋지 않은 환경을 만든다. 대사 후에 나오는 노폐물이 많으면 염증이 늘어날 수 있다. 평소 자신이 먹는 칼로리의 20∼30%만 줄여도 활성산소가 줄어든다.

차의과학대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 이경미 교수는 만성염증을 줄이는 식품을 선택해 한 끼를 구성하는 ‘항염증 식사’를 실천하라고 권한다. 우선 한 끼 식사의 접시 절반은 채소와 과일로 구성한다. 채소량이 많은 게 더 좋다. 되도록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선택한다.

색마다 각기 다른 파이토케미컬(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항염증 작용을 한다. 나머지 절반은 통곡물과 건강한 단백질, 지방 식품으로 채운다. 통곡물은 말 그대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거친 곡물을 말한다. 현미, 잡곡, 키노아, 통밀빵, 통밀파스타 등이 해당된다. 당 지수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천천히 소화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염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건강한 단백질은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생선, 항생제를 쓰지 않고 자연 방목해 기른 육류, 가금류를 말한다. 콩의 일부 성분만 추출한 식품이나 콩 전체를 이용한 두부, 두유, 청국장, 낫토 등이 좋다. 생선류는 항염증 작용을 하는 오메가-3가 풍부한 연어, 청어, 고등어 등을 고른다. 오메가-3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에 해당된다. 반면 돼지고기, 쇠고기 같은 붉은 육류와 우유, 치즈 등 유제품은 몸에 나쁜 ‘포화지방’이 많으므로 되도록 섭취량을 줄인다.

항염증 식단과 함께 하루 7, 8잔의 물을 마셔주는 것도 중요하다. 되도록 아무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물이 좋고 대안으로 당이 첨가되지 않은 차, 레몬이 들어있는 스파클링 워터도 괜찮다.

유산균을 함유해 장 면역을 좋게 하고 염증을 줄이는 발효식품 섭취도 필요하다.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와 미생물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함유하고 있어 장내 미생물 균형에 도움이 된다. 청국장, 낫토, 김치 등이 대표적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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