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9개국 정상과 릴레이회담… 아세안, 핵심 경제파트너로

부산=박효목 기자

입력 2019-11-25 03:00 수정 2019-11-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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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5일 개막]
신남방정책 협력-경협 강화


박수치며 입장하는 각국 정상들 문재인 대통령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전날인 24일 부산 강서구에서 열린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착공식에 참석한 아세안 정상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문 대통령,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 부산=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5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외교 정책인 신남방정책의 중간 결산 성격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신남방정책 비전인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천명한 뒤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4강 중심의 외교 틀을 다변화해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큰 아세안과의 교류를 늘려가겠다는 취지다. 이를 보여주듯 문 대통령은 9월 아세안 3개국(태국, 미얀마, 라오스) 방문을 끝으로 신남방국가에 대한 순방을 완료했고 이달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에게 신남방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증진 방안 논의다. 한국에 있어 아세안은 중국 다음으로 큰 교역 대상이다.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핵심적인 경제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주형철 대통령경제보좌관은 20일 브리핑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그간 추진해 온 신남방정책을 중간 점검하고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해 신남방정책의 지속적인 추진 기반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번 행사에는 주요 경제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문 대통령이 25일 주재하는 한-아세안 환영만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한다. 환영만찬에 앞서 한국과 아세안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아세안 주요국 정상, 정부·학계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CEO 서밋’이 열린다. ‘글로벌 무역환경의 변화와 아세안의 역할’이란 주제로 열리는 CEO 서밋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국내 주요 기업 CEO 등이 참석한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이 주제발표를 맡는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혹은 특사를 초청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할 계획이었으나 북한은 불참을 통보했다. 로저스 회장은 최근 저서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에 투자하라”고 하는 등 북한 성장 잠재력을 강조해 왔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장모의 건강 문제로 불참을 통보한 훈 센 캄보디아 총리를 제외하고 아세안 9개국 정상과 회담을 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등 산업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청와대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한-필리핀 및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고 향후 아세안과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한- 아세안 공동비전성명’도 채택할 계획이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벡스코에서 기자들을 만나 “행사 기간 중 청와대 앞 시위대의 엄청난 방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오전 청와대 행사에서 애국가와 브루나이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저희가 볼 때는 시위대가 의도적으로 음악을 크게 틀고 소음을 내서 민망하고 황당했다”고 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브루나이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이 사열하는 동안 청와대 앞에서 집회 중인 시위대의 음악 소리와 말소리 등이 청와대 정원에도 들렸다고 한다. 정 실장은 “양식 있는 시민이라면 그런 것이 적절한 행동인지 되물어보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베트남, 28일 말레이시아 총리와 청와대에서 회담을 진행한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 참석자가 1만400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볼키아 국왕은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전용기를 직접 몰고 방한했으며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다른 정상들이 전용기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KTX를 타고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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