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도 낮췄다…KDI, 2.5→2.3% 하향 조정

뉴시스

입력 2019-11-13 16:48 수정 2019-11-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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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2.4→2.0% 낮춰…"소비·투자·수출 부진"
KDI 전망치 달성시 2009년 이후 최저 성장률 기록
"올해와 내년, 우리경제 잠재성장률 하회하는 상황"
설비투자 -7.0→8.0% 반등…건설투자 감소폭 축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0%와 2.3%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와 투자 모두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대외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이 올해 우리 경제 성장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에는 내수와 수출이 소폭 개선되면서 올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봤다.

KDI는 13일 ‘2019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5%보다 0.2%포인트(p) 내린 것이다.

올해 성장률 역시 2.0%로 0.4%p 낮춰 잡았다. 앞서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잡았다가 지난 5월 상반기 경제 전망에서 2.4%로 0.2%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브리핑에서 “중간재, 자본재 중심의 투자 감소와 제조업 생산 부진이 글로벌적으로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내려갔다”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갑작스레 크게 확대되지 않는다면 향후 우리 경기 부진은 완만하지만 제한된 범위에서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DI의 전망치는 정부가 바라본 우리 경제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2.5%로 발표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미국 워싱턴 출장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 수준인 2.0~2.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치를 낮췄다. 내년에도 IMF 전망치 수준인 2.2~2.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KDI와 정부의 예측대로 우리나라가 올해와 내년 각각 2.0%, 2.3% 성장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된다. 유럽 재정위기가 있던 2012년(2.4%)보다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2.5~2.6%)마저도 밑돌게 된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김 실장은 “올해 2.0%, 내년 2.3% 성장하더라도 우리경제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최근 우리경제의 내수·투자·수출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고 봤다. 민간소비는 소비재소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축소되고 설비투자는 반도체산업 등의 투자 조정으로 부진했다. 건설투자 역시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출 금액은 수출 물량과 가격이 모두 부진하며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수요의 회복과 함께 기저효과의 영향도 더해지면서 큰 폭의 반등이 예상된다. 올해 -7.0%의 낮은 증가율은 내년 수출 회복과 함께 8.0%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올해(-4.1%)보다 감소폭이 축소된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 부문의 주택 착공이 감소세를 지속함에 따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토목 부문이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빠르게 개선될 거라는 판단이다.

수출 또한 신흥국의 투자수요 확대가 상품 수출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교역량도 확대되면서 올해(1.0%)보다 높은 3.2% 증가가 점쳐진다. 올해 마이너스(-)가 우려되는 수출도 내년에는 3.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확대되면서 올해 575억 달러 흑자에서 내년 589억 달러 흑자 달성이 기대된다. 상품수지는 올해(778억 달러)와 유사한 767억 달러 흑자가, 서비스·본원·이전소득 수지는 179억 달러 적자가 예상된다. 소비심리 개선으로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1.9%)보다 높은 2.1%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소비자물가는 무상교육 확대 등 정부정책도 반영되면서 금년(0.4%)에 이어 내년에도 물가안정목표(2.0%)보다 낮은 0.6% 상승할 전망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동일한 0.7%로 봤다.

KDI는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를 올해 20만 명대 후반에서 20만 명대 초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은 올해(3.8%)보다 낮은 3.5%로 전망했다.

다만 KDI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하방위험이 재차 부각될 경우 우리 경제의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 다수의 대외 불확실성을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미중 간 관세 부과가 실현될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KDI는 재정의 역할을 강화하고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민간 부문의 부진을 완충하기 위해 완화적이고 확장적인 재정·통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민간 부문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서비스업에 대한 생산성 향상, 고용 중심 등을 통해 활력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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