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퍼 센서 구멍이 사라진다”…현대모비스, ‘레이더 긴급자동제동’ 최초 개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11-13 11:08 수정 2019-11-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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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거리 레이더 센서 기술 활용
기존 초음파·카메라 단점 보완
인식 범위·정확도·반응성·디자인 개선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레이더’ 기술을 적용한 후방긴급자동제동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13일 ‘초단거리 레이더 센서(USRR, Ultra Short Range Radar)’를 활용한 후방긴급자동제동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초음파 센서를 적용했을 때모다 응답 속도가 빠르고 감지 거리가 길어 돌발 상황 시 후진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후방긴급자동제동(R-AEB, Rear-Autonomous Energency Braking)은 후진 경로에 있는 사람이나 물체 등을 센서로 인식해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경보를 울렸지만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경우 차를 강제로 멈춰 세우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후방긴급자동제동 장치에는 주로 초음파 센서가 사용됐고 초음파와 카메라를 조합해 성능을 높인 시스템도 있다. 여기에 레이더 센서를 적용해 인식률과 정확도, 반응도 등을 개선한 장치를 개발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레이더는 자율주행기술에도 활용하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발상을 전환해 주자보조장치에도 해당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바람이나 소음 영향을 받는 초음파나 어두운 곳에서 취약한 카메라 센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성능을 개선한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레이더를 주차보조 장치에 적용하기 위해 초단거리 레이더를 개발했다. 센서부터 제어 알고리즘에 이르는 기술들을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국내외 관련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레이더는 단거리 레이더(SRR)라 하더라도 초근거리를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초단거리 레이더를 후방긴급제동 장치에 적용하면 감지거리와 응답성, 악조건 대응력, 디자인 등 측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하다”며 “후방주차 시 초음파센서 감지거리는 3m 정도지만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초단거리 레이더는 5m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서 감지거리가 길면 예상하지 못한 충돌 상황 예측이 보다 용이해진다. 멀리 있는 타깃을 미리 감지한 뒤 충돌 유효 범위 내에 대상이 들어오면 보다 신속하게 경고와 긴급제동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조건 대응 능력도 주목할 만하다. 초음파는 공기를 매질로 하는 음파이기 때문에 온도나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을 받는 편이다. 강한 바람이 불면 초음파 센서가 타깃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실제로 아무 물체도 없는데 센서가 반응을 하기도 한다. 다른 차나 장치에서 발생하는 초음파 신호나 소음 등의 간섭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초단거리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조건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된 성능 구현이 가능하다고 현대모비스 측은 강조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기존 초음파 센서는 범퍼에 구멍을 내야 했지만 초단거리 레이더는 범퍼 안에 보이지 않게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
초음파 센서가 장착된 후방 범퍼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실차성능 검증도 마쳤다. 근접 보행자와 사물, 좁은 주차 공간, 도로턱 감지 등 12가지 상황에서 검증했으며 해외 안전도 평가 기준도 만족했다고 전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내년부터 신차안전도평가(유로엔캡) 항목에 후방긴급자동제동 시스템을 넣어 등급을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은 도로교통안전국(NHTSA)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에 대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조성우 현대모비스 APS설계실장은 “실차 평가 과정에서 초단거리 레이더를 장착한 후방긴급자동제동의 성능 신뢰성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며 “앞으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협의해 양산 적용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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