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놀이터서 유니콘 기업 우뚝… 무신사, 이젠 글로벌 공략

조윤경 기자 , 신희철 기자

입력 2019-11-13 03:00 수정 2019-11-14 14:5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서 투자 추진… 2조원 넘는 기업가치 인정받아
1020세대 중심 550만 회원 보유… 브랜드 발굴 능력-성장 가능성 높아
글로벌 브랜드들도 잇달아 입점



‘10, 20대 패션 놀이터’로 불리는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올라섰다. 최근 무신사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에서 2000억 원의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2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크래프톤(옛 블루홀) 등에 이어 국내 10번째 유니콘이다.

2009년 오픈한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스토어’는 조만호 무신사 대표(36)가 2003년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무신사는 무신사스토어에서 처음 소개한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등 신생 브랜드가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며 입소문을 탔다. 이후 국내 스트리트 패션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무신사의 성공 비결로는 550만 회원 유치와 신생 브랜드 발굴 능력 등이 꼽힌다. 다른 유니콘 기업에 비해 사업 실적도 우수해 업계에선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이번 투자를 검토하면서 매출 자체는 높지 않지만 성장 속도가 빠른 것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990억 원이던 무신사 내 거래액은 2017년 3000억 원, 2018년 45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올해엔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472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081억 원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69억 원이었다.

업계에선 무신사가 해당 투자금을 유치할 경우 전국 물류 시설을 통합하고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신사를 통한 해외 역직구 규모는 지난해 기준 연 2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서울 마포구에 문을 연 오프라인 스토어 ‘무신사테라스’ 운영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의 저력은 미래 소비 권력인 10, 20대 회원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신사는 1020세대가 새 패션 트렌드를 접하고 또래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패션 놀이터’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난해 말 400만 명이었던 무신사 회원 수는 올해(10월 기준) 6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중 10, 20대 회원은 385만 명으로 전체 70%를 차지한다. 국내 10,20대 인구가 약 1190만 명(2017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3명 중 1명은 무신사 회원인 셈이다.

무신사는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담아낸 패션 편집숍을 넘어 창작자들의 플랫폼으로서 역량도 키워나가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6월 서울 동대문에 신진 디자이너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를 열었다. 올해 4월엔 신진 디자이너 및 브랜드 육성 오디션 프로그램과 공식 유튜브 채널 ‘무신사TV’를 시작했다.

무신사가 1020세대의 성지가 되자 무신사와 손잡으려는 글로벌 브랜드도 많아지고 있다. 미국 패션 브랜드 폴로랄프로렌은 지난해 5월 무신사에 입점하며 10, 20대 취향을 적극 반영한 상품을 출시 중이다. 리바이스, 지프, 엘레쎄, 카파 등의 브랜드도 무신사에서 스트리트 콘셉트 상품이나 한정판 등을 선보이고 있다. 무신사 측 관계자는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커머스 기업으로, 나아가 아시아 최대 패션 e커머스 회사로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윤경 yunique@donga.com·신희철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