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출도 감소 출발 ‘발등의 불’… 환율 하락세가 기름 붓나

이건혁 기자 , 세종=주애진 기자

입력 2019-11-12 03:00 수정 2019-1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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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깶10일 수출 작년보다 21% 줄어… 12개월 연속 ‘수출 역성장’ 우려
원-달러 환율 한달새 40원 하락… 계속되면 수출경쟁력에 큰 타격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이번 달 수출도 지난해 대비 감소세로 출발했다. 이 같은 추세가 월말까지 이어지게 되면 수출 역성장이 12개월 연속 이어지게 된다.

관세청은 11일 이번 달 1∼10일 수출액이 118억8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액이 같은 기간 33.2% 줄어들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렸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은 올해 들어 매달 두 자릿수 감소 폭을 보였다.

지역별로도 양대 수출국인 미국(―18.4%)과 중국(―17.1%)은 물론이고 베트남(―20.2%), 유럽연합(EU·―27.8%), 일본(―15.1%)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 금액이 동반 감소했다.

관세청은 이번 달 1∼10일 중 실제 조업일수는 7일이며 이는 지난해 11월에 비해 하루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수출 감소 폭은 9.2%로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연초부터 이달 10일까지 총 수출액은 464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 줄어들어 전반적인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한국의 월간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0월까지 11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23억3700만 달러로 집계돼 이 기간의 무역수지는 4억5500만 달러 적자였다. 미국에서 수입한 금액은 작년보다 6.1% 늘어난 반면 중국(―17.5%), 일본(―28.1%), EU(―30.9%) 등 다른 국가에서 수입한 금액은 감소했다.

최근 수출 부진에는 원화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한 영향도 작용하고 있다.

9월 말 달러당 1196.2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4일에는 달러당 1150원 선에 진입했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를 기록한 건 미중 무역전쟁 수위가 높아지고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본격화한 올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원화 강세 배경으로는 미중 간 무역 협상이 합의될 것이란 기대가 퍼지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달러 약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도 달러화 약세의 요인이 됐다.

문제는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안팎으로 오르면서 수요 부족을 상쇄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만약 환율이 계속 하락 흐름을 이어간다면 가격에 민감한 자동차 및 부품, 철강, 석유화학 제품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의 경우 환율 효과가 약해지면서 대규모 물량 회복 외에는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11일 원-달러 환율은 홍콩 시위 격화에 따른 아시아 금융시장 혼란 가능성이 반영돼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9.3원 오른 116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주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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