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10주기 추모집 ‘낡은 옷을 벗어라’ 출간

정양환 기자

입력 2019-11-08 03:00 수정 2019-11-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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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칼럼 등 미출간 원고 68편 모아


“너를 돌아다보면/울컥, 목이 매이더라/잎이 지는 해질녘/귀로(歸路)에서는/앉을자리가 마땅치 않아/늘 서성거리는/서투른 서투른 나그네.”(시 ‘내 그림자는’에서)

내년 원적 10주기를 맞는 ‘무소유’ 법정 스님(1932∼2010)의 미출간 원고를 모은 추모집이 세상에 나왔다.

불교신문사는 7일 “큰 스승 법정 스님이 1963∼77년 불교신문에 게재했으나 책으로 엮지 않은 원고 68편을 모아 10주기 추모집 ‘낡은 옷을 벗어라’(사진)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당시 불교신문 주필과 논설위원으로 재직했던 스님은 ‘소소산인’ ‘청안’ 등 다양한 필명으로 글을 썼다.

책에 실린 68편은 다양한 글들이 섞여 있다. 60년대 쓴 원고에는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설화 형태의 글 13편과 시 12편이 포함돼 있다. 이후 글들은 불교의 발전을 염원하는 다양한 칼럼과 서평 등 산문이 많다. 불교신문사는 “‘낡은 옷을…’은 원고를 11개 분야로 정리해 스님의 문학성과 사상적 흐름을 살필 수 있는 기회”라 했다.

이번 추모집은 법정 스님의 유지에 따라 출간하지 않으려다 스님의 가르침을 연구 및 계승하는 차원에서 내놓기로 했다. 불교신문 사장인 정호 스님은 “법정 스님이 1993년 발족한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승인과 협조를 얻었다”며 “수익금은 불교 포교와 장학기금으로 쓸 것”이라고 전했다.

“처마 끝에서 그윽한 풍경소리가 되살아나도록 해야겠습니다. 법당에서 울리는 목탁소리가 고요 속에 여물어 가도록 해야겠습니다. 하여 문명의 소음에 지치고 해진 넋을 자연의 목소리로 포근하게 안아주어야겠습니다.”(산문 ‘볼륨을 낮춥시다’에서)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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