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쉰다” 취업포기자 217만 명 역대 최대…나홀로 사장님도 최대폭 증가

세종=최혜령 기자

입력 2019-11-05 17:03 수정 2019-11-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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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일할 능력이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쉰 인구가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217만 명에 이르렀다. 경기 부진과 인건비 부담으로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는 19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5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9년 8월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8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33만 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5만8000명(1.0%)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아니고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도 아닌 사람을 말한다.

이런 인구 중 학교나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은 217만3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았다. 이렇게 그냥 쉰 사람은 1년 전보다 34만9000명(19.1%)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11년 1월(35만4000명)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종전에는 주로 은퇴한 장년층 가운데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젊은층 가운에 쉬는 사람이 늘고 있다. 8월 기준 쉬는 인구(217만3000명) 가운데 20대는 35만 명으로 1년 전보다 6만3000명 늘었고, 30대는 24만9000명으로 5만8000명 증가했다. 취업 문턱이 높아지면서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다시피 한 젊은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자영업자 가운데 사정이 비교적 나은 편인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8월 기준 15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6000명 감소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직원에게 월급을 줘야 하기 때문에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반면 올 8월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는 1년 만에 9만7000명 늘어난 412만7000명이었다. 이런 증가폭은 2000년 8월(16만 명)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은 “도·소매업 등 자영업이 부진하다 보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직원을 해고하고 혼자 영업을 하거나, 리스크를 덜기 위한 고용원 없는 창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도 장사 밑천과 준비 기간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8월 기준으로 최근 1년 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중 자본금이 1억 원 미만인 사람은 90.7%로 지난해 86.7%보다 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 준비 기간이 6개월이 안 되는 자영업자도 전체의 73.9%에 이르렀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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