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업계 ‘가을 사냥’… 진한 풍미로 ‘여름=맥주’ 공식 깬다

동아닷컴 박상재 기자

입력 2019-11-05 13:36 수정 2019-11-0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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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에 접어들면서 주류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여름=맥주 성수기’라는 공식을 깨기 위해 차별화된 ‘가을 맥주’를 내놨다. 갈증을 풀어주는 시원함 대신 진한 풍미를 내도록 하는 등 ‘가을 입맛’을 사로잡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맥주 브랜드 레드락은 엠버라거 맥주인 ‘레드락’을 판매 중이다. 레드락은 1980~1990년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최근에는 기존 생맥주 형태 외에 맥주병이나 캔으로 출시돼 다시 떠오르고 있다.

레드락은 독특한 로스팅 공법을 쓴 것이 특징이다. 청량함이 느껴지는 라거 맥주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라거 맥주는 로스팅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

그러나 레드락은 72도 온도서 로스팅하는 등 엄선한 크리스탈 몰트를 쓴다. 이와 함께 단맛을 극대화 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덕분에 특유의 단맛과 함께 밀도감, 은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축제 맥주로 꼽히는 만큼 가을 제철음식과 궁합이 좋다는 평가가 많다. 뿐만 아니라 고기와 튀김류 등 대중적인 한국 음식에 곁들여 마셔도 본연의 맛이 줄어들지 않는다. 알코올 도수는 5도다.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보리와 홉(hop·삼과의 덩굴식물)이다. 계절적으로 가을은 홉 등의 수확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다. 갓 수확한 홉을 사용하는 가을 맥주로는 국내 수제맥주 제조업체인 핸드앤몰트의 ‘하베스트 IPA’가 있다.

하베스트 IPA는 홉을 가공하지 않은 채 맥아즙에 넣어 만든 것이다. 그만큼 신선하고 매력적인 짙은 아로마향이 돋보인다. 알코올 도수는 7.4도다.

핸드앤몰트는 경기 가평군 농장에서 홉을 재배 생산한다.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는 홉을 재배하는 곳이 많지 않아 직접 나서게 됐다”며 “매년 7~8월 수확해 하베스트 IPA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시기를 놓치면 1년가량을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을 축제를 겨냥한 맥주로는 미국 시카고의 대표 수제맥주 브랜드인 구스아일랜드의 ‘옥토버페스트’가 꼽힌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에서 이름을 따왔다.

구스아일랜드 옥토버페스트는 붉은빛이 돌며 달콤한 맛과 고소한 풍미를 자아낸다. 특히 구운 맥아를 사용했다. 이와 함께 가벼운 쓴맛이 돌아 독일 라거 맥주의 매력까지 갖췄다. 알코올 도수는 5.7도다.

이 맥주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 구스아일랜드 펍과 주류전문매장 등에서 병맥주로 한정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는 여름이 성수기라는 소비자 인식과 달리 가을에 한정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더 많다”며 “제조업체는 옥토버페스트 등 축제를 위한 여러 종류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박상재 기자 sangj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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