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가드’로 뮤지컬 데뷔 강경준 “아내가 더 떨고 있어”

뉴시스

입력 2019-11-05 10:24 수정 2019-11-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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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논스톱5'로 연기 시작…15년 만에 무대 신고식


‘구속받기 싫어하는 보헤미안’, 2004년 MBC TV 시트콤 ‘논스톱5’로 데뷔한 배우 강경준(36)이 당시 맡은 역의 별칭이었다. 자기만의 세계가 분명한 재벌 2세 대학생. 얼핏 ‘터프가이’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순정파 로맨티스트’였다.

이듬해에도 비슷한 역이 이어졌다. MBC TV 일일연속극 ‘맨발의 청춘’에서 복서 지망생이지만 심장질환으로 좌절에 빠지는, 연상을 좋아하는 남성으로 등장했다.

뮤지컬 데뷔작 ‘보디가드’에서 맡은 ‘프랭크 파머’ 역은 강경준이 맡아온 역들의 성숙 버전이라 할 만하다. 톱 가수 ‘레이첼 마론’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보디가드 역이다. 과묵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은 따듯하고 자상한 남자다.

“일적으로 완벽한 프랭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데뷔할 때 제가 쑥스러움이 많아 ‘연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굉장히 수줍어하기도 했죠. 그런데 보디가드 역은 그렇지 않잖아요. 남들 앞에 서야 하고, 당당히 다른 사람을 지켜야 하죠. 프로페셔널하고 열정적인 부분은 프랭크와 닮은 것 같아요. 하하.”

4일 오후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강경준은 프랭크와 닮아가기 위한 고민에 몰두하고 있었다.

강경준은 공연제작사 CJ ENM이 28일부터 2020년 2월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펼치는 뮤지컬 ‘보디가드’ 재연을 통해 뮤지컬 신고식을 치른다.

뮤지컬은 스토커의 위협을 받고 있는 당대 최고의 팝스타 레이첼과 보디가드 프랭크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영화 ‘보디가드’(1992)가 원작이다. 지난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한국에서 첫 라이선스 공연했다. 영화는 휘트니 휴스턴·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했다. 휴스턴이 마론, 코스트너가 보디가드를 맡았다.

평소 밝거나 엉뚱한 면을 선보여온 강경준은 이번에 카리스마를 내뿜어야 하는 부분이 어려웠다고 했다. 대사를 할 때 말끝을 묵직하게 내려야 하는, 연기의 기술적인 부분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레이첼 역의 여성 배우가 넘버 8할 이상을 소화해야 하는 ‘보디가드’에서 프랭크가 제대로 넘버를 부르는 장면은 없다. 가라오케 장면에서 ‘아이 윌 올웨이스 러브 유’를 부를 뿐인데, 게다가 음치다. 그렇다고 프랭크의 비중이 적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는 레이첼의 주요 감정선이 만들어지는데 큰 역을 한다. 그런 세밀한 부분을 프랭크가 보여줘야 한다.

무대 데뷔작인 만큼 아내인 배우 장신영(35)이 자신보다 “더 떨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가 정말 걱정을 많이 했어요. 하지 말라고도 했죠. 그런데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강경준과 장신영은 약 5년 열애 끝에 지난해 5월 결혼했다. SBS TV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에서 알콩달콩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아들도 얻었다. ‘보디가드’ 연습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아마 아내가 저 몰래 공연을 보러 올 거예요. 제가 대사를 잊어 먹거나 무대 위로 나가야 할 타이밍을 놓친다든지, 사람이 웅성거리거나 비웃으면 얼굴을 들지 못하는 가장이 될 것 같아요. 하하하.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노래와 춤에 젬병이라고 겸손한 강경준은 연극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뮤지컬을 포함 무대 장르에서 엄청난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시스템상 시간이 빠듯할 수밖에 없는데 뮤지컬에서는 정말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요. 특히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모두 선배들이라 곳곳에 배움이 가득하죠. 앞으로 기회가 되면 계속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하하.”

한편 이번에 레이첼 역은 쿼드러플 캐스팅이다. 뮤지컬배우 김선영, 가수 박기영, 손승연, 해나가 이 역을 나눠 맡는다. 손승연만 초연 멤버고 다른 세 배우는 이번에 처음 합류했다. 다음은 강경준이 마주한 네 레이첼에 대한 이야기.

김선영 : “감정 표현이 다르세요. 드라마 연기를 엄청 잘하시죠.”
손승연 : “에너지를 따라갈 수 없어요. 흑인 특유의 에너지를 승연이가 잘 표현하더라고요. 넋 놓고 연습 장면을 보고 있다가 대사를 잊어 버릴 때도 있어요.”
해나 : “서로 잘 몰랐는데 볼 때마다 성장세예요.”
기영 : “기영 누나는 워낙 베테랑이시잖아요. 제가 박은혜 누나와 친한데 은혜 누나가 또 기영이 누나와 친해요. 그래서 들은 이야기가 많아 친숙해요.”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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