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악재 견뎠는데 보잉리스크 불쑥…항공업계는 괴롭다

뉴시스

입력 2019-11-02 07:34 수정 2019-11-0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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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 주력 기재 '737 NG'서 결함 발견
국토부 점검 결과 따라 운항중단 가능성 대두
공급과잉 처한 항공업 재편 전망 나오는 배경



국내 항공사들이 끊임 없는 외부 악재에 속앓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체감하는 외풍은 더욱 거세다. 수익성을 책임지던 일본 노선을 철수한 데 이어, 주력 항공기가 뜨지 못할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LCC들은 “이대로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 어느 한 곳은 문닫을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입모아 말한다. 최근 불거진 이스타항공 매각설 또한 한계에 부딪힌 LCC 시장의 재편 시그널로 여겨지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내 9개 항공사 경영진과 운항·정비본부장은 국토교통부가 개최한 긴급 안전점검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국토부는 문제가 불거진 미국 보잉사의 737NG(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대한 조기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보잉사는 주력 기종인 737NG 50대 이상에서 동체 균열 문제가 발생, 운항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운항을 중단한 보잉 737NG는 9대로, 이 중 5대는 대한한공이 보유한 항공기다.

국토부는 나머지 108대 중 22대(2만2600회 비행 이상)의 점검을 이 달 안에 진행하고, 86대(2만2600회 비행 미만)에 대해서는 2만2600회 비행 도달 이전에 점검을 돌입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에 따라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 가능성이 불거졌다. 현재 국적사 중 대한항공은 31대, 제주항공은 45대, 진에어는 22대, 티웨이항공은 26대, 이스타항공은 21대의 737NG 기종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LCC들은 주력 기종을 못 띄우게 되는 위기를 맞게 된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달리 LCC들은 효율 극대화를 위해 대부분 주력 기재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보유 항공기 전체가 737NG 기종이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 3월에 ‘보잉 737 맥스 8’ 기종 2대의 운항도 중단된 상황이다. 업계는 해당 기종이 리스 비용을 포함해 대당 월 7억~8억의 고정비가 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일본 여행객 급감을 비롯해 유가 및 환율 변동 등으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LCC들은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그동안 수익성이 가장 좋았던 일본 노선 수요 하락에 따른 타격이 뼈아팠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항공이용객은 1년 전보다 4.4% 증가한 3123만명을 기록했지만, 일본 여객은 전년 대비 14.6% 감소한 약 439만명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4분기 마저 악재가 터져 적자 탈출에 실패한다면 존폐 위기에 처할 회사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이어진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항공사의 매각 등 구조조정과 관련해 몇몇 항공사가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본 노선 타격이 LCC업계 구조조정 시점을 앞당겼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으로 먹고 살던 LCC는 이미 공급 과잉에 처한지 오래”라며 “신규 LCC까지 출범한 마당에 업계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고 기재 도입 속도가 조절되면 수급 완화 여지도 충분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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