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간 책임 공방 번진 ‘타다 기소’…檢 “법무부 통해 주무부처에 고지”

장관석기자 , 김정훈 기자

입력 2019-11-01 21:36 수정 2019-11-0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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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한 기소를 둘러싼 논란이 정부 부처 간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검찰은 기소가 성급했다는 여권의 지적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국토교통부 등) 주무부처에 기소 방침을 미리 고지했다”며 반박했지만 국토부는 즉각 “금시초문”이라고 부인했다.

대검찰청은 1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올 2월 전국개인택시운송조합연합회 등이 타다 운영자 등을 고발한 사건을 상당 기간 신중히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7월경 정부 당국으로부터 정책 조율 등을 위해 사건 처분을 일정 기간 미뤄줄 것을 요청받은 뒤 그 요청을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정부의 정책 대응 상황을 주시했다”며 “이번에도 정부 당국에 사건 처리 방침을 사전에 알린 후 처분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합의나 부처 간 조율 없이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검찰 책임론’이 거세지자 검찰이 반박 입장을 밝힌 것. 검찰 관계자는 “면허·허가 사업에서 무면허 사업자가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정부는 이를 단속하고 규제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국토부는 “그 누구로부터 사전에 사건처리 방침을 통보받거나 사전 협의한 사실이 없다”며 “7월경 사건 처분을 일정 기간 미뤄줄 것을 검찰에 요청한 사실도 없다. 국토부는 대검찰청이 언급한 정부당국이 아님을 명확히 알려드린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를 통해 국토부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법무부가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정책 대응이 필요하니 기다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무부는 “7월 18일 대검으로부터 타다 고발 사건 보고를 받고 택시업계와 타다 측이 협의 중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검찰에 1, 2개월가량 처분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기소에 대해선 “기소 당일인 지난달 28일 연락받은 게 전부”라고 했다.

결국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대전(大戰)’을 기점으로 형성된 대검과 법무부 간 이상 기류가 정부부처 간 정책 조율 차질로 연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나 국무조정실에 의견이 전달됐는데도 정책 조율에 실패했다면 더 심각한 문제라는 말도 있다.

장관석 jks@donga.com·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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