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살 된 삼성전자의 ‘조용한 생일’…잔치 대신 절치부심
뉴시스
입력 2019-11-01 14:00 수정 2019-11-01 14:01
삼성전자가 11월1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축포를 터뜨리기 대신 차분한 생일을 보낸다.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부회장 주재로 임직원 500명이 참석한 창립기념식을 개최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한다. 올해 창립기념식은 각 사업부문별 대표의 임직원 메시지 전달 등 외에는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기념사를 통해 견고한 사업기반과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 확보를 당부한 바 있다. 이 밖에 50주년 사사(社史)가 편찬되는 정도다.
올해 창립 50주년인 또 다른 대기업들이 100년 기업을 위한 장기 비전을 내놓은 것과 달리, 중장기 비전 선포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0주년, 40주년 행사 당시에는 ‘밀레니엄 비전’, ‘비전 2020’을 각각 발표하며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30주년 행사에서는 5년 후의 매출, 이익률, 기업가치 등 지표에 대한 세세한 목표를 밝히며 초일류 기업을 향한 의욕을 보였다.
40주년 행사 당시에는 정계, 재계, 학계 등 각계 인사들가 보낸 축하 메시지 영상을 상영하는 등 잔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이후 2010년대에 접어든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2년 간 30여건에 달하는 M&A를 단행하는 등 활발한 사업 전개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 50돌 생일은 최대한 차분하게 보내기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백척간두의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의 장기 와병으로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일본의 수출 규제 및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오늘날의 삼성전자를 만든 반도체 사업 또한 업황 악화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반 백년 간의 성과를 과시하는 대신, 엄중한 현실 인식을 통한 내실 다지기를 택했다. 당분간은 경영 기조 또한 큰 틀의 혁신 보다는 위기 극복과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부회장은 변함 없이 미래를 위한 현장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의 파기환송심 판결 이후에도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하는 등 총수로서의 역할에 매진해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13일, 종업원 36명에 자본금 3억3000만원의 소기업 ‘삼성전자공업’으로 출발했다. 1983년 D램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같은해 11월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디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담아 창립기념일도 삼성반도체통신 합병일인 11월1일로 바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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