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에 수익 악화… 두산도 면세점 접는다

조윤경 기자

입력 2019-10-30 03:00:00 수정 2019-10-3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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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급감 겹쳐… 누적적자 600억, 한화 이어 4년만에 특허권 반납
두산측, 현대百에 입지 활용 제안… 정부는 내달 6곳 신규 출점 허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이 끝내 문을 닫게 됐다. 동아일보DB
㈜두산이 두타면세점으로 운영하던 면세점 사업을 접는다. 2015년 11월 면세사업에 진출한 지 약 4년 만이다. 한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대기업들이 뛰어들었던 면세시장은 최근 업체 간 출혈 경쟁 심화와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업체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두산그룹은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올해 4월 면세점 사업을 접은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특허권을 조기에 자진 반납하게 됐다. 현재 두산그룹의 면세 특허권은 사업기간이 2020년 말까지 1년 정도 남아 있는 상태다. 회사 측은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 종료일을 결정할 예정이다. 영업 종료일까지는 정상 영업한다. 두산은 현대백화점에 기존 두타면세점 입지를 사업지로 쓰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허권의 직접 거래는 불가하지만 현대백화점이 신규 면세점 허가 입찰에 참여해 두산이 반납한 면세점 입지를 활용할 순 있다.

2016년 5월 서울 중구 동대문 두산타워에 처음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총 9개 층, 약 1만6824m² 규모다. 연간 외국인 방문객 700만 명에 이르는 동대문 상권의 이점을 활용해 국내 면세점 최초로 일부 층은 심야시간까지 영업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사업권 획득 이후 시내 면세점 수가 2016년 6개에서 2018년 13개(대기업 기준)로 2배 이상으로 늘며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끊기며 상황이 악화됐다. 두타면세점의 지난 3년간 누적적자는 600억 원대에 이른다. 두산그룹 측은 “지난해 연매출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시내 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였다”고 말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 등에 지불하는 송객 수수료가 늘어난 것도 실적 악화의 요인이 됐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소비자들이 중국인 보따리상 위주로 재편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는데, 중견기업은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면세점 업계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일부 대형 면세점을 제외하고는 수익성 악화로 고심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체 면세점 매출액은 2조2421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 중 80%는 상위 3개 면세점이 차지해 쏠림 현상이 심하다. 올해 2분기 업계 1, 2위인 롯데와 신라는 각각 700억 원 안팎, 3위인 신세계는 1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 SM면세점 등은 적자를 나타내 보였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서울 3곳 등 신규 대기업 면세점이 추가되면 업계 간 출혈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서울 광주 인천에 신규 면세 특허 6개를 내줄 예정이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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