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개막…국내 기업 CEO 다수 참여

리야드=이세형 특파원 , 황태호 기자

입력 2019-10-29 15:55 수정 2019-10-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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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다보스 포럼’ 혹은 ‘중동의 대표 경제포럼’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2019(29~31일)’ 행사에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수 참여한다.
삼성물산 이영호
이우현 OCI 부회장

28일(현지 시간) FII 주관기관인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주사우디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이우현 OCI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2017년과 지난해 중동 지역 법인장이나 본사 임원들이 주로 참석했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모양새다.

한국투자공사 최희남 사장
특히 최 사장, 이영훈 사장, 홍 사장은 FII 주요 세션의 연설자와 패널로도 나선다. 최 사장은 29일 열리는 ‘장기적으로 국부펀드가 어떻게 글로벌 투자를 바꾸는가’ 세션에서 칼리드 알 루마이히(Khalid Al-Rumaihi) 바레인 뭄탈라카트홀딩(국부펀드) CEO와 파룩 파스타키(Farouk A. Bastaki) 쿠웨이트투자청 CEO 등과 토론에 나선다.
이영훈 포스코 건설 대표
이영훈 사장도 30일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커뮤니티를 새롭게 바꾸고 세계경제의 성장속도를 높이는가’ 세션에서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현 사모펀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 부회장)와 벤 웨이 맥쿼리아시아 CEO와 토론할 예정이다.
삼성SDS 홍원표 대표
또 홍 사장은 31일 열리는 ‘글로벌 사회에서 다음은 무엇인가’ 세션에서 지능혁신(Intelligent Innovation)을 주제로 발표한다.

현지 소식통은 “이렇게 여러 명의 한국 CEO들이 연설자나 대담자로 참여한 국제포럼도 드물다”며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올 6월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사우디 시장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커졌는 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번 FII 기간 중 삼성이 리야드 인근에 조성되는 엔터테인먼트 특화 도시인 키디야의 리조트 개발과 관련해 사우디 측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FII에 삼성을 대표해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업체인 삼성SDS가 참여하는 것도 삼성이 키디야를 포함해 네옴 신도시(서울 44배 크기의 최첨단 국제도시)와 홍해 인근 도시 및 관광단지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을 얹어준다. 사우디는 이 지역들을 최첨단 IT와 건축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도시로 개발하고자 한다.

KIC의 경우 사우디가 추진 중인 국영석유기업 아람코 상장 뒤 투자 방안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건설은 2015년 6월 PIF가 지분 38%를 매입했고, ‘포스코건설 사우디아라비아(PECSA·펙사)’란 조인트 벤처기업도 만든 특성을 살려 향후 사우디 건설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계획이다. OCI도 올해 초 중국 론기사와 함께 사우디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및 카본 블랙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사우디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전략에 따른 추가 사업 수주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FII에는 한국 기업인들 외에도 JP모건, HSBC, 씨티그룹, 블랙록 등 세계 주요 금융사들의 CEO들이 대거 참석해 아람코 기업공개(IPO)와 상장 움직임에 촉각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관계 인사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제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고문(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 등이 FII를 찾을 예정이다. 사우디 안팎에선 지난해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피살되면서 외면 받았던 FII가 막강한 자금력과 시장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다시금 명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야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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