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수처 등 국민 공감”… 한국당 “국민 분열, 정치 탓만”

문병기 기자

입력 2019-10-22 03:00:00 수정 2019-10-2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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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이후]文대통령, 종교지도자들 초청 간담회

“앞으로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더 높아지고 정치적 갈등은 곧바로 국민들 사이의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종교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국회 상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례적으로 내년 총선에 대해 언급하며 야당과의 정치적 전선(戰線)을 분명히 한 것. 특히 22일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국회를 작심 비판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강행 등 지지층 결집을 통해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취임 후 첫 종교지도자 간담회를 언급하며 “‘국민 통합, 화합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십시오’라는 당부를 드렸다”며 “2년 가까이 통합이라는 면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하고 통합적인 정책을 시행하면서 나름대로 노력해 왔지만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이라든지, 공수처 설치라든지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국민들의 공감을 모으고 있었던 사안들도 (여야 간) 정치적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그것을 놓고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공수처를 둘러싼 국민 갈등은 19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열린 공수처 찬반 집회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 설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이를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이 반대하면서 국민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통합’을 6차례, ‘갈등’을 4차례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정치권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은 무엇보다 공수처 등 여권이 주도하고 있는 이른바 사법 개혁 입법 드라이브를 제대로 걸겠다는 메시지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내 공수처 법안 우선 협상 및 처리를 공언하고 나선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하루 만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22일 밝힐 시정연설의 방향을 어느 정도 미리 공개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시정연설에선 공정의 의미와 함께 공수처 등 검찰 개혁과 교육 개혁의 필요성 등을 구체적으로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선 “집권 후부터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최고의 국정목표로 세우면서 공정한 사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며 “그런데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의 뜻은) 합법적인 제도 속에 내재돼 있는 그런 불공정까지 모두 다 해소해 달라는 것”이라며 “이제 건강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하는데 공정에 대해서도 정치적 공방거리만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책임 전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국민 분열이 ‘조국’으로 촉발됐는데도 공수처 등 관심 사항만 재차 강조했다”며 “국민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정치 탓, 총선 탓인 양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더 이상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으로 분노를 유발하지 말라”며 “지금이라도 국론 분열이 아닌 국론 통합의 솔선수범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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