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흐림’, 디스플레이 ‘비’, 스마트폰 ‘맑음’

유근형 기자

입력 2019-10-21 03:00 수정 2019-10-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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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자업계 3분기 실적 전망

“바닥은 찍은 것 같다. 하지만 반등 동력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올해 3분기(7∼9월) 실적발표를 앞둔 국내 주요 전자·정보기술(IT) 업계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23일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 LG전자(30일), 삼성전자(31일) 등이 줄줄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세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최악의 다운턴(하락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위기다.

가장 우려가 큰 업계는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반도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이 17조5000억 원, 영업이익이 3조2000억 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2분기(4∼6월·3조4000억 원)보다 떨어진 것으로, 슈퍼 호황을 누린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 원)의 4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업계의 한 축인 SK하이닉스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2000억 원, 43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절반 수준, 이익은 90%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에 주력하는 대만TSMC는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고 미국 인텔도 선방했는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우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시스템 반도체 시장 확대 추이가 국내 반도체 업계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TV가전 업종은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 흐름을 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중저가 A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0%가량 늘어난 2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지문인식 기술에 대한 보안 문제가 제기되면서 4분기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본부가 2분기에 313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일회성 비용 축소와 공장 이전 등으로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가전 분야는 프리미엄 TV 판매 호조로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발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과잉 공급 여파로 가장 어려움이 크다. 희망퇴직과 조직 감축을 진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3대 전자 주력 업종이 부진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반등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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