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한 롯데…기업 이미지 회복 급선무

뉴시스

입력 2019-10-17 13:42 수정 2019-10-17 13:42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신동빈 회장 집유 확정…국정농단 이슈서 해방
내우외환 롯데…中·日 관계악화로 4조 손해 추정
"사회적 책임 다해 '좋은 기업' 공감대 얻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서 롯데가 몇 년간 이어져 온 오너리스크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리더십 공백을 피할 수 있게 된 롯데는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반성문을 내놨다.

17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신 회장은 2016년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 과정에서 도움을 받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가 K스포츠재단 지원금 70억원 모두를 뇌물로 인정하고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신 회장은 법정구속됐었다. 2심은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던 점을 고려해 징역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하면서 신 회장은 8개월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 있었다.

신 회장은 복귀 후 약 1년 동안 5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활발하게 해외 사업 현장을 둘러보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지만 대법원 선고는 그룹 경영의 발목을 잡는 리스크였다. 이번 집유 확정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그룹 경영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이날 선고 뒤 낸 입장문에서 ‘신뢰받는 기업’을 언급했다. 롯데는 “그 동안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3년간 이어져 온 국정농단 리스크는 마무리됐지만 롯데그룹 앞에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롯데는 유난히 해외발 우환이 많은 기업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보복 철퇴 맞았고, 한·일 외교갈등으로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심각한 직간접적 타격을 받았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에서 영업정지를 당하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약 1조2000억원,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손실 1조5000억원 등 중국 관련 손실액이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반일감정으로 입은 손해도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정서가 만연하다는 점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지배구조개편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호텔롯데 상장도 이른 시일 내에는 힘들 전망이다. 일제 불매운동 케이스에서도 보듯, 일본지분과의 연결고리는 롯데에게 아킬레스건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상장을 함으로써 일본계 주주 지분율을 낮추고 향후 롯데지주와 합병해 일본기업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게 최종 목표다.

그러나 호텔롯데가 신통찮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주요 사업인 면세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77억원으로 사드 보복 전인 2016년 3435억원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최근 “여건만 되면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논하긴 어렵다”며 “투자자를 설득할 만한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집유 확정으로 오너 부재의 리스크는 없어졌지만 땅에 떨어진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신 회장은 불매운동이 롯데그룹으로 확산되던 지난 7월 사장단 회의에서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돼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매출 극대화 등 정량적 목표 설정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