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개선, 중저가폰 효과 톡톡

유근형 기자

입력 2019-10-17 03:00 수정 2019-10-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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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A시리즈, 신흥시장 등 호응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56% 육박, 시장수요도 10대중 7대꼴 증가세
“고사양 기술 대폭 탑재해 특화… 프리미엄 폰과 투트랙 강화할 것”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투트랙 전략이 올해 3분기(7∼9월) 실적 개선의 숨은 주인공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가 3분기 개선된 잠정 실적을 발표하자 전자업계 안팎에선 이 같은 분석이 나왔다. 하반기 공개된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등 프리미엄 라인의 선전과 함께 중저가인 ‘갤럭시A’ 시리즈의 판매량 증가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의 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A시리즈 9종을 선보이며 중국 업체들이 장악했던 중저가폰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 중 갤럭시A 시리즈의 비중은 2분기 56%에 육박했다. 1분기(24%)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제재 후 화웨이의 중국 외 지역 판매량이 감소했는데, 삼성의 A시리즈가 이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라인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300달러 미만 스마트폰 시장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58.3%였지만 2018년 73.4%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의 등장, 폴더블폰 시장 등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전체의 70%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의 중저가 전략이 적중하자 매년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펴왔던 애플도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1의 가격을 699달러(약 83만 원)로 전작 아이폰XR보다 약 50달러 낮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A 시리즈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과 남미, 인도, 중동,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골고루 호응을 얻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럽, 중동 지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1분기 대비 8% 각각 늘며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했다. 40% 미만이던 삼성전자의 남미시장 점유율도 올해 6월 40%를 넘겼고, 7월에는 43%까지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에 단순히 ‘싼’ 제품 이상의 가치를 담겠다는 방침이다. A시리즈는 트리플 카메라,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 인식,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 등 고사양 기술들이 대폭 탑재됐다. 보급형 5G 모델인 A90도 지난달 출시됐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은 “어떻게 밀레니얼 세대에게 의미 있는 혁명을 경험할 수 있게 할까 하는 고민이 중저가 제품을 특화시키려는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갤럭시A 시리즈가 시장점유율을 지키는 효과적인 카드지만, 수익으로 연결되는 부분에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라인의 판매 증가가 노트나 S시리즈 등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전체 판매량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작지 않다”며 “올해 하반기 잡은 승기를 이어나가 화웨이 등과의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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