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눈동자 주변 충혈되고 아플 땐 ‘포도막염’ 의심을

유웅선 경상대병원 안과 교수

입력 2019-10-16 03:00 수정 2019-10-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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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눈병 주의보… 홍채 등 안구 내부 조직에 염증
시야 흐려지고 심하면 실명까지… 조기 진단받고 반드시 치료해야


게티이미지뱅크
찬 바람이 솔솔 불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하기 쉬운데 눈병도 그중 하나다. 특히 안구를 가장 바깥쪽에서 감싸고 있는 조직인 결막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결막염이 흔하다. 결막염은 눈의 충혈, 분비물, 가려움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데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2, 3주가량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결막염과 초기 증상이 유사해 오인하기 쉬운 질환으로 포도막염이라는 질환이 있다. 환자가 많지 않아 아직은 생소한 질환이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력 저하를 유발하고, 심하면 실명까지 올 수 있는 질환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포도막염은 눈 속의 홍채, 모양체, 맥락막 등 안구 내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안구 충혈과 함께 시야가 흐려지는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것이다. 결막염이 보통 흰자 주위에 충혈이 나타나는 반면 포도막염은 검은 눈동자인 각막 주변에 특히 심한 충혈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안구 자체에 통증이 올 수도 있고 빛을 보면 눈이 시리고 번져 보이는 눈부심, 빛번짐, 시야에 날파리가 떠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어서 치료를 소홀히 할 수도 있는데 증상이 진행될수록 시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백내장, 녹내장 등의 합병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심하면 시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막염은 발병 원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눈다. 감염성은 말 그대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한 것으로 항생제,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사용해 원인균을 제거하면 된다. 문제는 비감염성 포도막염이다.

전체 포도막염 환자의 70∼80%가량을 차지하는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치료하기가 더 어렵고 재발도 잦기 때문이다. 특히 강직척추염, 배체트병, 류머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 질환이 원인이 되는 비감염성 포도막염이 있는데 이 경우는 원인 질환의 치료를 병행해야 개선이 가능하다.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스테로이드 성분의 점안약, 안구 주사, 경구제 등을 투약해 염증을 줄여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우선적인 치료 방법이다.

다만 스테로이드는 효과는 좋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스테로이드를 투여해도 염증이 충분히 감소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면역억제제나 항TNF 제제 등의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할 수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물질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눈 건강 역시 건강할 때 잘 지켜야 한다. 한번 나빠진 시력은 다시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주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충혈과 통증 등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안과를 찾아 꼭 진단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유웅선 경상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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