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빈곤연구 3인 수상…역대 두 번째 여성·최연소 수상자 탄생

김준일기자 , 하정민기자

입력 2019-10-14 21:00 수정 2019-10-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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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노벨경제학상 왼쪽부터 아브히지트 베너지, 에스더 듀플로, 마이클 크리머© 뉴스1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빈곤 문제의 해법을 연구한 개발경제학자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아브히지트 배너지(58)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47·여) 교수, 마이클 크레이머 미 하버드대 교수(55)에게 돌아갔다. 뒤플로 교수는 50년 역사의 노벨경제학상에서 두 번째 여성 수상자이자 역대 최연소 수상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 시간) “세 사람이 전 세계 빈곤 퇴치에 대한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불과 20년 만에 그들의 실험 기반 접근법은 개발경제학을 완전히 변화시켰으며 이것이 현재 번성하는 연구 분야가 됐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위원회는 “인류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모든 형태의 빈곤을 줄이는 것으로 아직도 7억 명 이상이 극도로 낮은 소득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계 미국인인 뒤플로 교수는 2009년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에 이어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경제학상을 받았다. 박사논문 지도교수이자 2015년부터 부부의 연을 맺은 인도계 미국인 배너지 교수와의 사이에 아들 1명을 두고 있다. ‘부부 노벨상 수상자’는 이번이 여섯 번째다.

기존 개발경제학자들은 빈곤 해법을 두고 원조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갈려 논쟁해왔다. 반면 수상자들은 이런 논쟁에서 벗어나 가난한 사람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세밀하게 설계한 사회적 실험들로 빈곤의 영향을 연구했다.

이들이 설계한 사회적 실험은 빈곤층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크레머 교수는 1990년 중반 아프리카 케냐에서 ‘기생충 치료가 출석률에 미치는 영향’ 실험을 3년간 수행했다. 연구 결과 기생충 치료를 한 뒤 출석률이 종전보다 7%포인트 상승했을 뿐 아니라 치료가 이뤄진 학교 인근 지역에 사는 학생들의 기생충 감염률까지 낮춰 다른 지역 학교의 출석률이 덩달아 오르는 효과가 나타났다. 치료 받은 학생들이 늘면서 다른 지역으로의 전염이 줄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Poor Economics·빈곤의 경제학)’를 공동 저술한 배너지, 뒤플로 교수는 왜 많은 정부 지원과 해외 원조가 빈곤 퇴치에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지를 연구했다. 스웨덴 왕립학술원은 “수상자들은 빈곤과 싸울 새로운 접근법을 도입했다”며 “빈곤퇴치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수상자는 상금으로 900만 스웨덴크로나(약 11억 원)를 나눠 받는다.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발표는 마무리됐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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