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팔아 연명 입국장면세점, 담배 도움까지?

뉴시스

입력 2019-10-14 17:14 수정 2019-10-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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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면세점 생겼는데 기내면세 매출 오히려↑
담배·명품 없어 소비자 외면…주류에 기댄 영업



관광진흥과 고용창출 등의 이유로 정부가 적극 도입한 입국장 면세점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상품 경쟁력이 낮고, 팔리는 상품도 그나마 주류에 한정되는 추세라 기내면세점과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정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기내판매점 항공사별 매출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6~9월 여름시즌 기내면세점 매출은 10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3억보다 63억원 늘었다. 입국장 면세점이 5월에 개장했으니,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는데도 매출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반면 입국장 면세점은 6월 53억62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월 41억8700만원, 8월 47억7000만원, 9월 43억1400만원으로 개장 초기보다 못한 실적을 냈다.

당초 업계에서는 여름 휴가 시즌 성적을 보고 입국장 면세점의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입국장 면세점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이 많은 만큼, 지속적인 홍보를 하면서 공항이 붐비는 7, 8월에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7, 8월 매출은 오히려 6월 ‘오픈빨’보다도 못한 상황이었다.

입국장 면세점은 물리적 규모가 작아 상품군을 다양하게 갖추기가 힘들고, 중소업체 위주로 선정하다보니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국장 면세점의 핵심 상품은 여행하면서 들고다니기 불편한 주류가 돼 가는 실정이다.

게다가 되팔기 우려 때문에 담배마저 허용되지 않다보니, 애초부터 소비자를 유인할 큰 무기를 확보하지 않은 채로 영업을 시작한 측면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담배 허용이 흥행에 실패한 입국장 면세점의 유일한 돌파구가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기획재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담배 판매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만 입국장에서 담배를 구입하면 대량 구매 뒤 낮은 가격으로 되파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어, 이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담배 가격은 70%가 세금이라 면세 상태로 대량 유입되면 시장 교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내면세점에도 담배를 판매하는데, 입국장 면세점이라고 못 팔 것은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맞선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은 구매 한도가 없기 때문에 대량으로 사서 되판다면 제한할 방법이 없다”며 “담배 판매 허용에 앞서 이 같은 여러 변수를 감안, 알맞은 기준을 세우려는 선행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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