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받은 간 기증하고 세상 떠난 이건창씨…“대가없는 나눔”

뉴시스

입력 2019-10-08 14:13 수정 2019-10-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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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누군가 절실히 기다리는 것 알아"


6년 전 뇌사자로부터 간을 기증받아 새 삶을 살던 60대가 이식받았던 간을 다른 사람에게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건창(62)씨가 지난 1일 장기를 재기증했다고 8일 밝혔다.

40대부터 간염으로 고생해 온 이씨는 2012년부터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던 그는 2013년 9월 기적처럼 뇌사자로부터 간을 이식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

건강을 되찾은 다음해 이씨는 수술을 받은 병원 기증 관련 심포지엄에 참석한 자리에서 아내와 함께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했다.

그는 “지금 내가 살아있는 이유도 누군가 나에게 기증을 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도 생명나눔에 동참하고 싶어 기증 희망 서약서를 작성했다”고 주변에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씨는 신장 기능이 떨어진 올해 7월부터 혈액 투석을 받기 시작했으며 지난달 24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가족들은 심정지 상태에 빠진 이씨를 두고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은 “6년 전에 이식을 받지 못하면 죽는다는 말에 간절히 기도하던 순간을 겪어보았기에 누군가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른 누군가에게 받은 장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는 것이기에 남편에게 기증해주신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받으실 분은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감사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기증은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주는 것이기에 나 또한 받을 수도 있는 소중한 나눔”이라며 “기증 문화 확산을 통해 하루에 5.2명씩 이식을 기다리다 돌아가시는 분들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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