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5촌조카 ‘정경심 이름 나오는 서류-파일 모두 지워라’ 지시”

황성호 기자 , 김동혁 기자

입력 2019-10-08 03:00:00 수정 2019-10-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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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파문]검찰의 조범동 공소장 내용

“본 사모펀드 약정은 (추가 납입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없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는 8월 20일 이 같은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조 장관 가족이 ‘블루코어밸류업1호펀드(블루펀드)’에 약정한 돈이 전 재산을 웃도는 75억 원가량이고, 실제 납입한 돈은 10억5000만 원뿐이라는 것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코링크PE는 조 장관 가족이 나머지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었다. 코링크PE를 운용한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37·수감 중)는 금융 당국에 출자액을 총 100억 원가량으로 신고했다. 코링크PE 출자액을 조 장관 가족의 10억5000만 원을 포함해 총 14억 원이라고 신고해야 하는데,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허위 출자액으로 신고하는 건 자본시장법상 허위 신고에 해당한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는 사모펀드 투자금으로 신규 펀드를 결성하는 게 아니라 100억 원짜리 기존 펀드에 입금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조 씨와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 “조 씨, 정 교수와 조 장관 자료 증거 인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씨의 공소장에는 정 교수와 코링크PE의 관계가 상세하게 나타나 있다. 우선 검찰은 조 씨를 2016년 2월부터 현재까지 코링크PE의 총괄대표로 못 박았다. “중국 자본 투자를 위해 총괄대표라는 ‘원포인트 명함’을 내줬다”거나 “조 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조 장관 측이 부인한 것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특히 공소장에는 청와대가 조 장관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8월 14일 조 씨가 정 교수와 코링크PE 관련 대책회의를 한 뒤 본격적으로 증거 인멸에 나선 정황이 드러나 있다. 조 씨는 이후 약 보름에 걸쳐 3차례 정 교수와 조 장관 관련 증거를 없앴다.

조 씨는 사흘 뒤인 8월 17일 코링크PE 직원에게 “압수수색을 나올 수 있으니 정 교수와 그의 동생인 정모 보나미시스템 상무(56)의 이름이 나오는 서류와 파일을 모두 지워라”라고 지시했다. 이틀 뒤에 다시 직원들과 대책회의를 열고 “노트북과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라”고 했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조 씨는 같은 달 27일엔 아내를 통해 장인에게 자신의 노트북과 가방 등을 숨겨 달라고 했다.


○ “블루펀드 투자는 조 씨 아닌 정 교수의 제안”

공소장에는 정 교수가 코링크PE에 투자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는 2017년 5월경 조 씨에게 “남편이 민정수석이 돼 주식에 투자했던 돈을 펀드에 출자하고 싶다”고 제안한다. 당시 조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첫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됐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 있는 주식은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주식을 처분한 돈으로 펀드 등 간접투자는 할 수 있다. 정 교수는 주식을 판매한 돈 등으로 본인을 포함해 자녀와 정 상무 명의로 총 14억 원을 블루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 백지신탁을 거부하고, 펀드 투자를 위장해 주식 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검찰은 이 돈을 바탕으로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씨가 지난해 8월경 정 교수로부터 투자금 상환을 독촉받자 코링크PE가 인수한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13억 원을 횡령해 일부를 정 교수에게 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 교수가 자신이 직접 투자한 돈 외에 동생을 통해 투자한 돈으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2월 말 정 상무는 정 교수로부터 돈을 받아 코링크PE 주식 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코링크PE 측은 이 돈을 경영컨설팅 비용을 가장한 수익금 명목으로 19회에 걸쳐 총 1억5800만 원을 정 상무의 계좌로 지급했다. 조 장관은 그동안 “아내는 코링크PE의 투자와 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해명해왔다.

검찰은 조 씨가 지난해 12월 WFM의 업무용 차량으로 9370만 원을 주고 포르셰를 구입한 뒤 개인적으로 쓰고, 같은 해 8월 WFM 소유의 벤츠를 3370만 원의 감가상각이 발생했다고 허위 문서를 만든 뒤 싸게 사들인 것을 각각 횡령과 배임 혐의로 봤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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