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조인력 20∼40% 감축 불가피”… 자동차 산업만의 일일까

동아일보

입력 2019-10-08 00:00 수정 2019-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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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공장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중국 내 마지막 남은 휴대전화 생산공장인 후이저우 공장의 문을 닫는다. 중국 업체들이 성장하고 인건비가 크게 높아짐에 따라 삼성은 지난해 톈진 공장을 닫은 데 이어 중국에서 휴대전화 공장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그 대신 인도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되던 휴대전화가 중국으로 갔다가 더 비용이 낮은 인도와 베트남으로 계속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개발도상국들의 추격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생산공장 이전과 제조업 인력 구조조정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사 고용안정위원회의 의뢰를 받은 외부 자문위원회는 최근 “자동차 제조업은 생산기술 발전에 따라 대규모 인력 감축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025년까지 제조인력의 20∼40%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며, 전자화 공유경제 등 산업 변화에 노사가 함께 대응하지 않으면 공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변화의 태풍은 세계 곳곳에서 불어닥치고 있다. 미국 GM은 북미를 비롯한 각 지역의 공장들을 폐쇄했으며 폭스바겐 닛산 포드 등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현대차가 8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고 노사 공동으로 미래 변화에 대비한 연구와 토론 작업을 시작한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제조업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들은 “직원들의 경쟁력이 기업 경쟁력”이라는 생각으로 핵심 기술 투자와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 노동계 역시 고임금 등 기득권을 양보하고 협조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안전망과 재교육을 확충하면서 임금체계 선진화, 규제 개혁 등으로 기업 활동에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노사정이 모두 변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제조업은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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