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올해 성장률 2.4% 달성 어려워…디플레 판단 이르다”

뉴시스

입력 2019-10-02 11:44:00 수정 2019-10-02 19: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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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 출석해 발언
"일부 기관 1%대 전망하지만 2%대가 더 많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올해 정부가 목표치로 제시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4~2.5%에 대해 “달성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다만 일부 연구기관에서 2%대를 하회하는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 데 대해선 “일부 기관이 1%대를 전망하지만 아직까진 2%대가 다수”라며 선을 그었다. 국내 민간연구기관 중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9%를 전망하고 있다.


그는 당초 2.4~2.5% 목표치를 제시했던 시점에 대해 “미·중 무역갈등이 하반기에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는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그 이후 여건이 악화돼 (목표) 달성이 쉽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전망치를) 높게 설정해놓고 달성하지 못하면 또다시 국가정책에 대한 불신을 부른다”며 “정확하고 솔직한 전망치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 부총리는 “정부는 성장률을 연구기관처럼 그때그때 맞춰서 (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는데 이 수치는 달성 가능한가’라는 박 의원의 질의에는 “지금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기준을 정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국당이 우리나라 복지분야 재정지출을 두고 베네수엘라와 비교하며 설전도 오갔다.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복지분야 재정지출이 과도하다며 “베네수엘라로 가는 길”이라고 공격하자 홍 부총리는 “자기비하적 비교”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성장률도 결국 재정을 써서 부양하는데 이는 재정주도, 세금주도 성장”이라며 “재정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데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전부 복지지출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도 대책 없이 세금을 갖다 쓴 것”이라고 비교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재정보다는 민간에서 일자리가 더 만들어지고 성장 기여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한다”면서도 “다만 지금 상황에선 재정이라도 일단 경제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며 “우리와 복지제도도, 산업구조도, 대외여건도 다르다. 한국과 비교하는 건 자존심이 좀(상한다)”이라며 “스스로 위기와 침체와 파탄으로 비교하는 건 절대 동의하기 어렵다” 말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예산은 (GDP대비) 11.1%다. 복지 국가로 가려면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베네수엘라는 삼성, LG, SK도 없지 않나. 현대차도, 기아차도 없다. 한국경제를 베네수엘라를 닮아간다는 주장은 내가 듣기에도 황당한 주장”이라고 맞장구쳤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베네수엘라와 재정 여건 등이 완전히 다른데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건 잘못된 정보를 국민에게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동의했다.


두 달 연속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통계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보다 0.4% 하락해 통계 집계 후 공식적으로는 처음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8월에도 0.04% 떨어진 것까지 고려하면 2달 연속 마이너스 물가를 이어간 셈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우리 경제는 인플레이션에 익숙하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얼마나 위험한지 겪어보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역사적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진 사례가 많지 않았다”면서 “여러 가지 요인들을 관찰한 후 디플레이션을 얘기해야지 지금 말하는 건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받아쳤다.

이어 홍 부총리는 “마이너스 물가는 지난해 8월 농축산물이 폭염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다. 석유도 지난해 8월 높았던 거에 비해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전방위적으로 장기간 물가 하락을 나타내는 디플레이션은 아직 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1년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물가지수)는 0%대 중반 정도, 내년에는 1% 초반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가는지 치밀하게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디플레이션보다 저물가 상황인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인정하고 시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구매력 향상을 추구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30년을 내다보는 장기재정전망을 지금 작업하고 있다”며 “내년에 나오는 결과를 토대로 나름대로 재정준칙을 마련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영석 한국당 의원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 기준을 현 정부가 파기하는 것인가”라고 질의하자 홍 부총리는 “지난해 국회에 (2018~2022년 중기재정운용계획을) 제출할 때 이미 40%가 넘는 것으로 제출됐다”며 “40%가 불변의 기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부도 부동산 투기나 과열에 대해서는 엄정한 입장을 가지고 있고 용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서 유용한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건설 물량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분양가 상한제 관련해서는 10월 말이 돼야 시행령 작업이 마무리된다”며 “시행령 검토 작업 중이고 시행령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 어떤 대상으로 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말 시행이 가능하냐’는 박명재 의원의 질의에는 “시행령이 개정되면 언제든지 작동 가능하다”면서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 개별 기록관 건립 논란에는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 부총리는 ‘대통령도 모르는데 대통령 기록관 예산을 마음대로 편성하는가’라는 심재철 한국당 의원의 질책에 “행정안전부에서 요구가 있었고 승인해줬다”고 말했다.

앞서 박완수 한국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이 기록관 건립을 위해 청와대 등과 협의를 끝낸 상태다. 총 1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2020년 예산안에는 부지 매입비와 설계비, 공사 착공비 등 총 32억1600만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해당 소식을 접하고 “나는 개별 기록관을 원하지 않는다”며 불같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행안부에서 예산을 요구할 때 많은 검토를 거쳤다. 개별 기록관을 만들 것인지 일반 기록관을 만들 것인지 검토한 결과 개별 기록관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토대로 예산을 요구했고 예산실에서는 부처 요구를 수용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형태로 예산이 반영됐기 때문에 논란이 됐던 것은 송구스럽다”며 “행안부, 관련 부처와 검토 중이고 예산 심의할 때 조정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에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살처분 집행경비를 국비로 지원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시행령을 고쳐야 하는데 관계부처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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