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 자영업자 붕괴 불러… 분배 되레 악화”

허동준 기자

입력 2019-10-02 03:00 수정 2019-10-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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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토론회서 경제학자 쓴소리… “일자리 지키는 정책으로 유턴을”

국내 경제학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에 대해 우려하며 친(親)노동 경제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경쟁력 강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제3의 길은’ 토론회에서 국내 경제학자들은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는 “지금 정부는 대한민국을 위한 것인지, 한 계파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경제는 정치, 안보, 외교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데 특정 정치세력의 이념만을 앞세워 외부 상황이 악화되면서 경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조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법인세 인상 등 소주성 정책을 펼쳤지만 오히려 실업률은 오르고 소득분배는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주성과 포용성장 등의 정책은 이론적 맥락에선 바람직하지만 결국 자영업자의 붕괴로 분배가 악화됐다”며 “경제학자들이 ‘웜 하트(Warm Heart)’뿐 아니라 ‘쿨 헤드(Cool Head)’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기업을 잘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경제정책의 유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분배가 개선돼야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분배 정책의 악영향이 있지만 분배를 개선하는 게 성장에 좋다는 것이 전 세계 경제학계의 일반적인 흐름”이라며 “모험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와 인재 육성에 소홀했던 것도 현재 저성장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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