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상속세 2700억 안팎… 유언장은 드러나지 않아

배석준 기자 , 변종국 기자

입력 2019-10-02 03:00:00 수정 2019-10-0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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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회장 별세6개월… 이달내 신고, 한진칼 지분 상속세만 2100억 원
유족들 ‘법에 따라 부담’ 합의한듯… 그룹 권리분담 어떻게 될지 주목


한진그룹이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유족에게 남긴 주식 등에 대한 상속세를 2700억 원 안팎으로 확정했다. 조 전 회장의 유언장이 나오지 않으면서 상속세 역시 부인인 이명희 여사와 자녀인 현아 원태 현민 3남매가 지분 비율대로 공동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조 전 회장 보유 지분과 부동산, 현금 등 자산을 정리하면서 과세당국에 신고해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액을 2700억∼2800억 원 규모로 확정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라 당사자 사후 6개월 내에 상속세액을 확정해야 하는 만큼 한진그룹은 8일 전에 과세액을 자체 확정하고 신고해야 한다.

상증세법에 따르면 상장 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사망 두 달 전부터 직후 두 달까지 총 넉 달간 주식의 종가 평균으로 산정한다. 조 전 회장 사망 시점이 4월 8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월 8일∼6월 8일이 상속주식의 종가 평균 기준이 된다.


조 전 회장 보유 지분은 한진칼(17.84%), ㈜한진(6.87%), 한진칼 우선주(2.40%), 대한항공(0.01%), 대한항공 우선주(2.40%)와 비상장사인 정석기업(20.64%)이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에 대한 상속세만 약 2100억 원이다. 정석기업 등 비상장사의 주식은 비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자산가치 등을 고려해 평가됐다. 부동산도 거래가액이나 공시지가 등을 토대로 산출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과세금액을 국세청에 신고하면 국세청이 이를 토대로 자산가치를 평가해 최종 금액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회장 유족은 상속세 규모가 확정되면서 상속세를 상속받는 지분 비율대로 공동 부담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세액은 민법에 따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9분의 3을 내고 나머지 자녀들이 9분의 2씩 부담하게 된다.

재계는 당초 상속세를 확정할 즈음 조 전 회장의 유언장이 드러날 것으로 예측해왔다. 하지만 법에 따라 상속자들의 부담금액이 확정됐기 때문에 조 전 회장이 별도의 유언장을 남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그룹 내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의 핵심 회사인 대한항공을 이끄는 것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6월 경영 일선에 복귀했고, 어머니 이 전 이사장도 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 고문을 맡고 있다.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혼소송 등 개인 일정이 마무리되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는 그룹 내 직책과 별개로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어떻게 나눌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 상속세를 공동 부담하는 만큼 가족들이 ‘자기 몫’을 요구할 수 있어 가족 간 합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 사후에 가족이 지분을 거의 균등하게 갖게 됐다”며 “가족들이 권리를 주장하다 합의하지 못하면 경영권 다툼이 발생할 여지도 남아 있다”고 했다.

다음 달로 예정된 그룹 임원 인사 결과를 보면 가족 간의 경영권 분배가 어떻게 정리됐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룹 내 주요 보직에 어떤 상속인의 측근이 임명되는지에 따라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란 의미다.

배석준 eulius@donga.com·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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