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식당-여관 ‘나홀로 사장’ 더 커진 한숨

조동주 기자

입력 2019-10-01 03:00 수정 2019-10-0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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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음식숙박업 운영 22만명, 월평균 소득 2년새 33% 급감
경기침체로 소비 급격히 줄어… 자영업 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



1인 자영업자 중 식당이나 여관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월평균 소득이 최근 2년 새 114만여 원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7년 2분기(4∼6월) 340만 원 수준이었지만 올 2분기에는 226만 원대까지 떨어져 감소 폭이 33.5%에 이르렀다. 통계청이 2009년 고용주와 1인 자영업자 소득을 따로 나눠 조사한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이 지난달 30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기 바로미터’로 꼽히는 1인 자영업자 전체의 올 2분기 월평균 소득액이 228만6778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5% 줄었다. 1분기(1∼3월) 월평균 소득액도 228만4211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1인 자영업자 동향조사가 처음 개시된 2009년 이후로 올해가 전년 대비 1, 2분기 소득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 2분기 국내 자영업자(313만3982명) 중 70.9%가 1인 자영업자(222만2628명)다. 가족이 종업원처럼 일을 돕지만 보수를 안 받는다면 가게가 1인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1인 자영업자가 4인 가족이라면 888만 명 이상이 경제적 영향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하지만 1인 자영업자의 5대 산업인 △음식숙박업(―12.9%) △제조업(―17.6%) △도소매업(―12.8%) △건설업(―7.7%) △운수창고업(―3.1%)의 올 2분기 월평균 소득은 일제히 추락했다.

특히 혼자 음식숙박업을 하는 22만여 명의 타격이 극심했다. 이들의 2분기 월평균 소득은 2017년 339만8859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018년 259만7891원(―23.6%)으로 떨어지더니 2019년엔 226만1712원(―12.9%)까지 추락했다. 혼자 빵이나 떡, 열쇠나 옷 등을 만들어 파는 제조업 종사 1인 자영업자 13만여 명의 2분기 월평균 소득도 2017년 283만2313원에서 올해 194만9709원으로 2년 새 31.2% 줄었다. 1인 제조업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대로 떨어진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동네 옷가게, 슈퍼, 정육점 등을 혼자 꾸려 나가는 도소매업 1인 자영업자 60만여 명도 2분기 월평균 소득이 올해 221만5558원으로 지난해보다 12.8% 줄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1인 자영업자 20만여 명도 294만3864원으로 지난해보다 7.7% 줄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 원대로 떨어졌다. 주로 건설장비로 1인 영업을 하거나 실내 인테리어와 창호 공사 등을 하는 영세업자들이다.

추 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 제도의 도입으로 임금이 줄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이 악화되면서 소비가 얼어붙은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추 의원은 “1인 자영업자는 직원 수를 줄일 수도 없어 경기 불황 타격이 더욱 막심하다”며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도록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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