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잃고도 포기 안한 반려견`..美견주의 참사랑
노트펫
입력 2019-09-30 17:07 수정 2019-09-30 17:07
카프노사이토파가 균 미스터리 해결 실마리
[노트펫] 해외 기사에서 종종 반려견이나 고양이가 핥아서 사지 절단 수술까지 받은 반려동물 주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한 연구진이 그 의학 미스터리를 규명할 실마리를 찾았다.
개가 핥아서 견주가 팔, 다리, 코를 잃었지만, 견주가 여전히 반려견을 탓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토바이를 즐겨 탈 정도로 건강했던 그렉 맨타이펄(49세)은 지난해 6월 카프노사이토파가(Capnocytophaga) 세균 감염으로 패혈증에 걸려 두 팔, 두 다리, 코 피부, 윗입술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20여 차례 받고 거의 죽다 살아나다시피 했다.
핏불 테리어 반려견 ‘엘리’나 다른 개가 그렉을 핥아서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그렉은 여전히 엘리와 함께 생활한다. 그렉은 팔꿈치 아래에서 절단된 팔로 엘리를 쓰다듬으면서 “우리는 엘리를 우리 딸처럼 사랑한다”고 말했다.
낙천적인 그렉은 3~4주 걸리는 입원환자 재활시설을 2주 만에 마쳤다. 그리고 의족과 의수 재활훈련도 단기간에 끝내고, 의수와 의족으로 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차를 개조할 계획이다. 또 코 재건 수술을 마치면, 주택 페인트공 일과 낚시도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그렉은 1년간 고난을 15분짜리 경험담으로 축약해 사람들에게 말해주는데 익숙해졌고, 그렉의 일상은 재활치료 예약들로 채워졌지만, 그의 곁에 항상 엘리가 있다. 엘리는 여전히 그렉을 할퀴고, 그렉의 입술을 핥아도 그렉은 엘리를 곁에 둔다.
카프노사이토파가 균은 개와 고양이 침(타액)에서 흔한 세균으로, 사람의 면역상태에 따라 질병을 유발하는 기회감염 병원체다. 건강한 사람에게 아무 일도 없지만 비장절제술, 에이즈, 화학요법 치료, 당뇨병, 알코올 중독 등에 걸린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프로드터트 병원과 위스콘신 의대 소속 의료진은 지난 10년간 적어도 건강한 사람 5명이 카프노사이토파가 균에 심각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희귀한 경우라며, 그렉의 병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의학 미스터리가 풀릴 참이다. 하버드 의대와 연계된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진은 카프노사이토파가 균에 감염된 환자들이 모두 면역체계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보였다는 가설로 병인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즉 면역 유전자가 변이를 보여서, 그동안 카프노사이토파가 균과 싸우던 면역체계가 그 싸움을 중단했다는 것.
이 가설에 따르면, 면역 유전자 변이 환자들이 또 패혈증에 걸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3~4개월 안에 그렉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면, 만약 그렉에게 면역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라면, 그렉의 안전을 위해서 엘리를 내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렉은 검사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엘리와 평생을 함께 할 생각이다. 그렉은 “그것을 유발한 것이 엘리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엘리를 없애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죽을 정도로 엘리를 사랑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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