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잔탁 말고 더 있나?…라니티딘 외 조사 확대 예고

뉴시스

입력 2019-09-27 14:51 수정 2019-09-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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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위해성 크고 사용량 많은 제품 추가 조사 검토”
니자티딘, 라니티틴과 화학구조 비슷해 유력하게 거론
제약업계, 손실 규모 확대될까 ‘촉각’



발암 추정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 검출로 위장약 라니티딘 성분의 전 제품이 판매중지된 가운데, 식약처의 NDMA 조사가 다른 성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27일 “조만간 라니티딘과 같은 계열의 H2수용체 길항제(H2블로커)로의 조사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아직 어떤 성분을 조사할지 정하지 않았지만, H2블로커 중 위해성이 크고 사용량이 많은 제품이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2블로커는 위산 분비를 억제해 위염이나 위궤양 치료제로 쓰인다. 라니티딘 외에 니자티딘, 라푸티딘, 시메티딘, 파모티딘, 록사티딘 등 다양한 성분이 있다.

각 성분으로 허가받은 품목 수만 해도 수백 개에 이르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제약회사의 손실 규모는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

이 중 조사 가능성이 많이 거론되는 성분은 니자티딘이다. 라니티딘과 분자식이 가장 흡사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NDMA 검출 원인은 라니티딘에 포함되어 있는 ‘아질산염’과 ‘디메틸아민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체 분해·결합해 생성되거나 제조과정 중 아질산염이 비의도적으로 혼입돼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사한 화학구조에선 검출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저녁 열린 식약처의 제약업체 대상 설명회에서도 김명호 의약품정책과장은 “일본에서는 라니티딘과 니자티딘을 업체가 직접 검사해보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해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약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성분에서도 NDMA가 검출될 경우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라니티딘만 해도 연간 2345억원(의약품 시장조사자료 유비스트 기준) 상당 시장 규모가 증발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니자티딘 259억, 시메티딘 164억원, 라푸티딘 150억원, 파모티딘 127억원, 록사티딘이 27억원 상당을 형성하고 있다.

니자티딘은 H2블로커 중 두 번째로 시장이 큰 성분이다. 식약처 허가 품목만 110여개에 달한다.

다만, 니자티딘 외 다른 성분의 경우 화학구조 상 차이가 있어 추가 조사를 비켜갈 가능성에 대해 제약기업들이 기대감을 갖고 있다.

라푸티딘 제조기업 관계자는 “같은 계열이라도 라니티딘과 분자식이 많이 달라 라푸티딘에선 NDMA 검출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식약처는 지난 26일 국내 유통되는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NDMA가 잠정 관리 기준을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성분의 전 품목(269개 품목)의 제조·수입 및 판매를 중지했다.

NDMA는 WHO 국제 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발암 추정물질(2A)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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