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주고객된 30대, 매매·줍줍 이어 청약까지 넘본다

동아경제

입력 2019-09-27 14:32 수정 2019-09-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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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청년층 아파트 매매거래량, 40대의 90% 수준 달해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 예고로 분양시장에 ‘청약광풍’이 예상된다. 향후 상한제가 확대 시행되면,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새 아파트가 쏟아질 거란 기대 때문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2516만2,635명이다. 이는 국민 2명 중 1명은 청약통장에 가입한 셈이다.

이러한 흐름에 30대까지도 뛰어들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일부터 올해 4월말까지 ‘청년우대형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모두 19만1,81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기준) 신규 가입자 105만8,322명 중 18.1%도 청년층이다. 이른바 청약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려는 청년층 대기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도 30대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연령대별 아파트매매 거래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 6월 전국 기준 30대의 거래량은 40대 거래량의 81.42%에 그쳤지만, 8월에는 90.29%에 달하는 거래량을 보이며, 전통적인 시장의 주축인 40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강세 현상은 ‘줍줍’ 물량(선착순 또는 무순위 물량)을 선점하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6일 김상훈 국회의원이 최근 2년간 서울·경기·지방 광역시 등 주요 20개 단지 무순위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2,142명 중 30대 당첨자는 42.8%(916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 기간이 짧고, 가점을 채울 수 있는 사항도 얼마 없는 이들이 틈나는 대로 ‘줍줍’에까지 전방위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청약 가점제를 피해 추첨제 비율이 높은 지역을 노리는 30대도 눈에 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수도권 공공택지로 추첨제 60%, 가점제 40%의 비율을 적용 받는 파주운정에서 공급된 ‘e편한세상 운정 어반프라임’은 이러한 30대의 청약 열기가 가세하면서, 평균 2.6대 1, 최고 81.5대 1의 경쟁률로 올해 파주운정에서는 처음으로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됐다.

특히 지난 16일 당첨자 발표 이후 공개된 이 단지의 예비당첨자 중에서도 전체 연령대 중 30대의 비율이 43%로 나타나면서, ‘추첨제’ 적용 단지에서의 30대 유입이 실제로도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예비당첨자인 30대 수요자는 “이미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아 가격이 저렴한데다, 추첨제 비율이 높았던 만큼 청약에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앞으로 가점을 채워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이 곳에서만이라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비당첨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들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진행되는 정당 계약 이후 ‘줍줍’ 물량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선 30대의 예비당첨자 비율이 높은 만큼 사실상 ‘e편한세상 운정 어반프라임’이 정당 계약 기간 내에 대부분의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주운정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단지가 인기를 얻은 데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추첨제의 영향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올해 파주운정에서 공급되는 마지막 GTX-A 역세권 단지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며 “30대가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선 것도 이번 기회를 놓치면, 역세권 입지에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3.3㎡당 평균 1,200만원대의 브랜드 아파트를 찾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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