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나는 비열한 사람 아냐…韓서 돈 벌 계획 없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9-09-18 11:22 수정 2019-09-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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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캡처

병역 기피 논란으로 17년째 한국 땅을 밟고 있지 못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이 “한국은 내 정체성이고 뿌리”라며 “한국이 그립다”라고 호소했다.

유승준은 17일 오후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을 통해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승준은 병역 기피 논란에 대해 “사실 군대에 가겠다고 제 입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며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유승준은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는 기자님이 와 있더라. 기자님이 ‘너 나이도 찼는데 군대 가야지’라고 얘기를 해서 ‘가게 되면 가야죠’라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했다. 그런데 다음날 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하겠다’ 이런 기사가 막 나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바로 반박 보도를 냈으나, 여론 분위기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떠밀렸던 것 같다. 너무 어리고 잘하려는 마음에. 그런데 (입대가) 기정사실이 돼 버린 거다”라며 “주위에서는 저한테 박수치고 좋은, 힘든 결정을 했다고 하더라. 거기다 대놓고 다시 생각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진짜 (군대에) 가려고는 했었다. 그래서 회사와 갈등이 많았다. 선택의 여지가 있는데 왜 굳이 그러냐고 하더라”라며 “그때 저는 진짜 가려고 했고 그 약속은 진심이었지만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거다”라고 밝혔다.

유승준은 “내가 처음부터 뒤에서 시민권 딸 것 다 해놓고서는 ‘군대 갈거다’라고 (말하는) 그런 비열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다. 그런데 저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마음을 끝내 바꿀 수밖에 없었는데,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하려 했는데 입국 금지를 당한 것”이라고 했다.

유승준은 ‘국내 영리활동 목적으로 돈을 벌려고 F-4 비자를 신청하냐는 얘기도 있다’라는 제작진의 질문에는 “영리활동 계획이 전혀 없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한국 땅을 밟지도 못할 상황에 무슨 계획이 있고 생각이 있겠냐”라며 “왜 꼭 그 비자를 받아서 오려고 하냐고 하는데, 그걸 고집하는 게 아니다. 변호사님이 한국 땅 밟기 위한 비자로 그걸 추천해 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 다시 오고 싶어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에 가고 싶은 건 당연한 것 아니냐”라며 “이유가 없다. 한국이 그립다”라며 “한국은 제 정체성이고 제 뿌리다”라고 밝혔다.

1990년대 큰 인기를 누렸던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유승준은 국민적 비난을 받았고, 병무청은 출입국관리법 11조에 의거해 법무부에 입국 금지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병무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승준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후 유승준은 2015년 9월 주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비자 F-4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해 10월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으나, 1심과 2심은 주LA총영사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올해 7월 대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유승준은 이날 판결로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이 일단 열리게 됐다. 유승준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은 이달 20일 열린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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