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미술가들이 각자 해석한 ‘중세’

김민 기자

입력 2019-09-18 03:00:00 수정 2019-09-18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나는너를중세의미래한다1’전
내년 부산비엔날레 감독… 야코브 파브리시우스 기획
韓-獨 등 다국적 작가 20명 참가


왼쪽 사진부터 윌 베네딕트와 스테펜 예르겐센의 설치 작품 ‘모든 출혈은 결국엔 멈춘다’, 최고은의 창문 설치 작품 ‘봄의 욕망의 정원’, 이미래의 ‘연루된 자들’. 아트선재센터 제공
‘중세가 이렇게 쿨한 거였어?’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나는너를중세의미래한다1’전은 역사책 속 중세에 관한 전시가 아니다.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난해한 제목 속에 ‘중세’와 ‘미래’가 겹쳐 있듯, 객관적인 ‘중세’의 개념 대신 동시대 미술가들이 각자의 관점으로 해석한 ‘중세’가 짬뽕처럼 전시장에 혼재돼 있다.

2층에 설치된 최윤 작가의 ‘너와 나의 서울 중세(I·MEDIEVAL SEOUL·U)’ 작품의 영상에는 한국에서 유럽 중세 문화를 즐기는 동호회원들이 등장한다. 옆 창문에 설치된 최고은 작가의 ‘봄의 욕망의 정원’은, 전통적인 종교화의 구도 위에 벨기에와 한국의 풍경을 혼란하게 섞었다. 3층에 가면 ‘진실의 입’을 연상케 하는 얼굴 조각이 최첨단 로봇 청소기 위에 붙어 바닥을 훑고 다닌다. 덴마크 작가 아니아라 오만의 작품 ‘최후의 화신’이다.

전시는 덴마크의 공공미술관 쿤스탈오르후스의 예술감독이자 내년 부산비엔날레 감독인 야코브 파브리시우스(49)가 기획했다. ‘나’와 ‘너’라는 주체, ‘중세’와 ‘미래’라는 시간 경계를 허무는 기획 의도에 맞춰 한국 덴마크 이란 아르메니아 독일 등 다국적 작가 20명이 참가했다.

파브리시우스는 “역사를 직선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으로 탐구하고 싶었다”며 “가장 발전했다고 여겨지는 현재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시적이고 단순한 지점이 있는데, 그곳을 파고든 것이 한 예”라고 설명했다. 국적과 시대 불명의 이질적인 이미지가 새로운 감각을 깨워 흥미롭다. 11월 17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