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Special Report]“서비스 혁신” 민간 클라우드 도입하는 공공기관들

정리=김윤진 기자

입력 2019-09-18 03:00:00 수정 2019-09-19 11: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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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공공서비스도 패러다임 변화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고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한 클라우드. 선진적인 저장 시스템을 손쉽게 공유, 임차할 수 있게 한 클라우드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전 세계 공공기관들도 잰걸음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뒷받침할 기반 인프라, 클라우드가 민간 영역을 넘어 공공 영역에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클라우드 산업의 주도권을 쥐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 세계 공공기관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잰걸음에 나선 것이다.


○ 공공 서비스 혁신의 마중물

클라우드는 이미 특정 기술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정보기술(IT)의 방향과 추세를 나타내는 개념이 됐다. IT를 자원이나 자산이 아닌, 서비스로 소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민간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더는 정보시스템을 직접 소유, 운영할 필요가 없어졌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쉽게 다른 업체의 선진적인 시스템을 공유, 임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부터 데이터베이스(DB), 보안, 저장 공간, AI 등에 이르기까지 월정액 구독 시스템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정부가 운영하는 폐쇄형 클라우드를 고집해 왔던 공공기관들도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합류해 민간 공용(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민간 클라우드로 눈을 돌리게 된 까닭은 공공 서비스의 혁신을 위해서다.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증진하기 위해 공기청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하는 네덜란드의 ‘스니퍼 바이크(Sniffer Bike)’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 서비스의 뼈대는 클라우드 기반의 IoT 기술이다. 이 기술은 10초마다 주변 공기에서 입자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이 데이터를 클라우드 플랫폼에 보냄으로써 개인이나 정부가 대기 질 상태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와 함께 모든 비즈니스 거래를 디지털화해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에스토니아의 ‘인터넷 오브 비즈니스(Internet of Business)’ 프로젝트도 공공 서비스 혁신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에스토니아는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이 e서비스를 활용, 국경을 초월해 입법이나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서비스로서의 국가(Country-as-a-service)’를 구현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 모든 기관 간 거래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사회의 생산성과 신뢰 수준은 높이고, 기관들의 관리 부담은 줄이는 데 성공했다.


○ 민간 클라우드 도입 잰걸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민간 공용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주로 보안상의 이유로 외국계보다는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를 택하는 추세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KT, 더존비즈온 등이 공공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클라우드 생태계 형성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국산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기관들이 점점 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철 대비 탄력적 운영을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현재 선관위는 일부 홈페이지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관위는 선거 관리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디도스(DDoS)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특정 시간대에 홈페이지 접속을 못 하도록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디도스 공격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그런데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보안 모니터링 서비스는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관련 보고를 담당자에게 빠르게 전달하기 때문에 이런 염려를 상당 부분 해소해 준다.

이처럼 과거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도로, 철도, 항만, 전기, 수도 등이 국가산업 기반 인프라였다면, 이제는 클라우드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다만 클라우드 도입이 일반화될수록 각국의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도로와 같은 국가 인프라를 외국 자본에 잠식당한 뼈아픈 기억을 가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은 이미 데이터 주권에 대한 법제화를 강화하고 미국 IT 업체의 공략에 상당히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클라우드 산업을 보면 IT 기반 인프라를 글로벌 업체에 다 내어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세계 4대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가 국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에서 이들 메이저 업체가 차지하는 점유율 60%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론 시장의 선택에 반해 국내 기업을 보호하자는 주장은 구시대적일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토대로 효율성과 경제성을 담보한다는 클라우드 본질에도 맞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 민간 공용 클라우드 사업자의 자생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촉진시킬 마중물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글로벌 거대 자본의 대대적인 투자에 맞설 최소한의 진입 발판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얘기다. 대형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를 두고 있는 미국과 중국 등도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자국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공 부문에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장려하는 것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서비스 혁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국내 클라우드 산업 발전에 투자하는 이중의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제 클라우드로의 전환 여부를 저울질할 시기는 지났다. 현시점에서는 각 공공기관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그 ‘방법’을 고민할 때다. 작은 프로젝트 단위부터 천천히 전환해 테스트를 진행해 보고 클라우드에 대한 교훈과 확신을 얻은 뒤, 점차 그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가장 부담 없는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기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CTO kieun.park@navercorp.com·한상영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리더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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