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으로… 중소기업으로… 철길 따라 ‘아름다운 동행’

대전=이기진 기자

입력 2019-09-18 03:00 수정 2019-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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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활동 폭 넓히는 코레일
50여개 전통시장-기차역 결연맺고… ‘팔도장터열차’ 연말까지 운행
“일회성 행사 아닌 지속적 지원할것”… 中企-사회적 기업 기술-경영지원
‘철도상생플랫폼’ 운영 등 동반성장… 사회적가치 사업발굴 공모전 진행


2일 대전 코레일 본사에서 열린 ‘코레일 동반성장 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행사에는 손병석 코레일 사장(왼쪽에서 일곱 번째)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대전=뉴시스
대전 중앙시장, 광주 1913송정역시장, 대구 서문시장….

사람 냄새 풀풀 나고, ‘없는 거 빼놓고 다 있다’는 전통시장. 이들 전통시장과 철도역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다. 철도역이 들어서면 어김없이 시장이 생기는 법. 유동인구가 많고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코레일이 올 들어 전통시장의 손을 꼭 잡았다. 전통시장을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도 말한다.

추석연휴를 앞둔 이달 8일 오후 대전역 중앙시장. 손병석 코레일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전통시장 장보기에 나섰다. 손에는 장바구니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직원들은 대전 중앙시장 안에서만 42년째 계란빵을 만들어 온 ‘문화빵집’ 앞에서 주인 방숙자 씨(79·여)가 건넨 빵을 맛보았다. 또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구워낸 ‘홍가네호떡’의 현미호떡도 구입했다. 이 밖에 양말 등 잡화도 구입해 장바구니에 듬뿍 담았다. 직원들은 이날 구입한 물품 중 몇 가지 주전부리를 제외하곤 모두 청소년 보육시설로 보냈다.

코레일이 전통시장과 자매결연을 하고 장보기에 나선 것은 철도역과 전통시장이라는 ‘운명적 관계’를 상생(相生)으로 승화시키자는 취지에서다. 그동안 추진해온 사회적 가치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코레일은 추석 명절이 낀 이달 들어 이런 활동을 크게 확대했다. 50여 개 전통시장과 가까운 역이 결연하고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지원 활동을 다짐했다.

전통시장과의 결연뿐만 아니라 ‘팔도장터열차’도 운행한다. 이달 27일에는 대전 중앙시장과 연계한 ‘팔도장터열차’를 운행한다. 팔도장터열차는 매력적인 전통시장을 운행하는 관광전용열차. 올해 말까지 전국 18개 전통시장에서 운영된다. 열악한 영업 환경 때문에 힘들어하는 철도역 주변 골목슈퍼 살리기에도 나섰다. 레일플러스교통카드 결제시스템 구축과 함께 홍보도 해주고 있다.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과의 교류도 늘리는 등 사회공헌 활동의 폭도 넓혀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코레일 대전본사에서 중소기업과 사회적 경제 기업의 우수 제품을 전시 판매하는 동반성장박람회도 열었다. 코레일은 이 행사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중소기업·소상공인·사회적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한 동반성장·상생협력 협약’도 체결했다.

코레일은 지난해 12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기술, 판로, 금융, 경영지원 등을 공유하는 온라인 기술마켓 ‘철도상생플랫폼’도 열었다. 이번 추석 명절에는 대전역과 오송역, 익산역, 정읍역, 광주송정역, 김천구미역, 포항역, 동대구역, 안양역 등에서 사회적 경제기업의 상품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도 열었다.

한편 코레일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9월 한 달간 진행한다. 국민편익 증대,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실현 과제를 찾고 이를 실행해 가는 과정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공모전은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손 사장은 “전국의 철도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과 국민이 함께 공감하는 사회적 가치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며 “더불어 잘살고 실질적으로 중소기업과 지역을 돕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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