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로…직장인 근무시간 얼마나 줄었나?
박은서 기자
입력 2019-09-11 17:24 수정 2019-09-11 17:31
동아일보 DB
지난해 7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직장인 근무시간이 하루 평균 13.5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인의 퇴근시간이 빨라지면서 주요 도심에서의 유흥업종 매출이 감소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KT와 BC카드에 의뢰해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가산디지털단지, 경기 성남시 판교 등 4곳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근무시간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달 10일 이상 같은 기지국에 연결된 약 15만3000명의 휴대전화 신호 정보를 활용했다.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 도입 전인 지난해 3~5월과 올해 3~5월을 비교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밀집한 광화문의 경우 근무시간이 605분에서 565.8분으로 39.2분이나 줄어 드는 등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금융업이 많은 여의도에선 9.9분, 정보기술(IT) 기업이 많은 판교에선 9.7분이 줄었다. 금융업의 경우 올해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돼 근무시간 감소 폭이 광화문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소·벤처기업이 많은 가산디지털단지는 오히려 0.6분이 증가하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50~299인 이하 중소기업은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기에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직장인 출근시간은 늦어지고 퇴근시각은 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광화문의 경우 올해 5월 기준 8~9시 출근자는 지난해 5월에 비해 1.4%포인트 줄었다. 반면 9~10시 출근자는 2.0%포인트 늘어 출근시간이 늦어졌다. 같은 기간 오후 5~6시 퇴근자는 0.8%포인트 늘고 6~7시 퇴근자는 1.2%포인트 줄었다. 여의도는 금융업 특성상 9시 이전 출근자가 여전히 많았으나, 오후 5~6시 퇴근 비율이 3.8%포인트 증가했다.
여가시간이 많아지면서 문화·스포츠 관련 지출은 늘고 유흥 지출은 감소했다. 지난해 8월~올해 5월의 서울 지역 BC카드 이용액을 2017년 8월~지난해 5월과 비교한 결과 영화와 공연, 스포츠, 여행, 학원, 골프 등 5개 업종의 이용액이 평균 18.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광화문에서 여행업종과 스포츠·레저업종의 이용액이 각각 56.5%, 25% 증가했다. 반면 유흥업종 이용액은 9.3% 줄었다. 판교에서는 골프업종 이용액이 93.8%나 증가했지만 유흥업종 이용액은 18.4% 줄어들었다. 회식은 줄이고 자기계발엔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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