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5촌 조카 “모든 걸 오픈하면 같이 죽는 케이스”

장윤정기자 , 신동진 기자

입력 2019-09-10 22:18 수정 2019-09-1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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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9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News1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를 실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5촌 조카 조모 씨(37) 씨가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낙마를 막기 위해 펀드 등의 자금흐름을 숨기려 투자회사와 공모한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조 씨는 파일에서 조 장관이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할 발언까지 상대에게 털어놨다.

가로등 자동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 최 모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웰스씨앤티는 사모펀드의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처 중 하나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가 14억원을 투자한 시기에 관급공사 수주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 News1
10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해외 도피 중이던 조 씨는 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54)와의 통화에서 최 대표가 “결국 통장이나 모든 걸 오픈(공개)해야 하는 시점이 올 텐데, 정공법으로 가야지”라고 하자 “그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다. 정말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했다. 그는 “(오픈을 하면) 배터리까지 연결되고 WFM까지…”라고 덧붙였다. WFM은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전지 개발업체다. 조 씨는 “(현 정부의) 배터리 육성 정책에 맞물려 들어간다.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도 했다. 이에 최 대표는 “우리가 같은 식구고, 조국이를 키우자는 뜻에서 다 하는 건데 자꾸 일이, 말이 꼬였다”고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 자료를 꺼내고 있다. © News1
조 씨는 또 “조 후보자 측이 (청문회에서) 어떻게 얘기할 거냐면 ‘아니, 내가 그 업체에서 돈을 썼는지 빌려 썼는지 어떻게 아느냐,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지난주 청문회에서 코링크PE를 전혀 몰랐다고 했다.

녹취록은 최 대표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때 제출된 것으로 A4용지 14페이지 분량이다. 여기에는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의 자금이 최초 투자사인 웰스씨앤티에서 빠져 나가 아파트 시행사까지 흘러갔으며 이 자금흐름을 덮기 위한 협의 내용이 들어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한편 검찰은 10일 조 장관의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가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하고, 코링크PE의 2차 전지 사업 본체인 WFM 군산 공장과 또 다른 2차 전지 업체인 IFM 인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조 장관 가족의 펀드납입금 13억8000만 원이 투자된 웰스씨앤티 최 대표의 서울 노원구 자택과 ‘웅동학원 무변론 패소’ 상대업체 대표였던 조 장관 남동생 전처의 부산 해운대구 자택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또 조카 조 씨가 최 대표 등과 공모해 웰스씨앤티 자금 10억여 원을 빼돌린 정황도 확인했다. 웰스씨앤티에 투자된 펀드자금 일부가 다시 코링크PE 관계사인 자동차부품업체 익성과 2차 전지 소재 업체 WFM, 익성의 자회사인 IFM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조 씨로부터 웰스씨앤티 수표를 전달받은 것으로 지목된 익성 이모 회장은 전날 검찰에 출석해 자금을 전달받은 경위와 용처 등을 조사받았다. 검찰은 코링크PE가 코스닥 상장사인 WFM을 인수한 후 2차 전지 사업을 새로 추진하면서 IFM에 수주 계약을 밀어주는 방식 등으로 자금을 빼돌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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