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실거래가도 제공”…부동산에 ‘프롭테크’ 바람

조윤경기자

입력 2019-09-04 19:11 수정 2019-09-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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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부동산을 거래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매물 추천은 물론이고 전기설비, 인터넷 통신, 담보대출, 나아가 인테리어까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일상화될 겁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안성우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40·직방 대표이사)은 “정부에서 직접 공개하지 않는 단독주택 실거래가도 거래된 단독주택의 면적을 지적도 상의 면적과 데이터화해 비교하면 정확한 위치와 가격을 얼마든지 알 수 있다”며 “이런 서비스는 디스코, 빅밸류 등 이미 여러 국내 프롭테크 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로테크(low-tech) 산업인 부동산에도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프롭테크(Proptech)’ 바람이 불고 있다.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의 기술로 임대, 중개, 공간 공유, 인테리어 등 부동산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한국프롭테크포럼은 지난달 국토교통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 자격으로 공식 출범해 국내 유일의 프롭테크 관련 단체가 됐다. 현재 113개 국내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안 의장은 “‘주플라’나 ‘엔틱’ 등 해외 프롭테크 회사들은 부동산 거래에 필요한 금융상품을 연계해 서비스하거나, AI를 활용해 사무실 온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 등을 선보여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며 “한국은 아직까지는 매물 중개 같은 마케팅 위주이지만 점차 금융, 인테리어 등 다른 영역에서도 프롭테크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장은 최근 환갑을 넘긴 부모와 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동행했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부모님이 직방의 ‘거주민 리뷰’에서 층간소음이 있는 매물은 거르고, 최근 실거래가를 중심으로 가격 협상을 주도하시는 모습을 보고 기술에 적응하는 소비자의 빠른 변화를 느꼈다”며 “과거엔 공인중개사가 알려주는 호가만이 유일한 정보였는데 지금은 좀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변했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의장이 2012년 1월 전월세 매물 중개 서비스로 시작한 직방은 1세대 프롭테크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총매출 414억 원, 영업이익 13억 원의 실적을 냈다. 올해 골드만삭스PIA,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16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최근엔 아파트 실거래가 기반 매물 중개 서비스 ‘호갱노노’, 셰어하우스 플랫폼 ‘우주’, 상업용부동산 플랫폼 ‘네모’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그는 “투자한 여러 회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집을 구할 때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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