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 역차별’ 외치던 토종CP ‘망사용료’ 한목소리 이유는?

뉴스1

입력 2019-08-27 16:50:00 수정 2019-08-27 16: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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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 왓챠 대표 © 뉴스1

“현재 국내에서 4K 초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유일한 업체가 어디인줄 아시나요. 바로 유튜브입니다. 네이버나 아프리카TV가 4K 기술이 없어서 서비스를 못하는 것일까요? 망사용료 때문에 부담이 너무 커져서 안하는 겁니다. 유튜브는 망사용료를 내지 않거든요.” - 박태훈 왓챠 대표

구글과 페이스북이 망사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국내 인터넷·콘텐츠기업(CP)들이 입장을 바꿔 “우리도 망사용료를 내지 않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부의 행정처분으로 페이스북 등 외국 CP에 망사용료를 부과하는 규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사법부에서 행정처분 취소 판결이 나오자 “역차별만 심화되는 망사용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


27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소속인 구글과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왓챠, 티빙 등 국내외 인터넷콘텐츠 기업들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한국 정부의 ‘상호접속고시’가 세계 유례없는 망 비용 증가를 불러오고 있다며 고시 개정을 촉구했다.

업계에서 지적하는 상호접속고시는 2016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데이터에 대해 기존 무정산에서 상호정산 방식으로 바꾼 것을 말한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업체 왓챠의 박태훈 대표는 망 비용 문제에 대해 “왓챠같은 벤처기업이 1년에 내는 망사용료는 연간 수십억원에 달한다”면서 “그나마 초기에 자리를 잡은 왓챠는 이 비용을 감당해 나가고 있지만 신생벤처(스타트업)들은 망사용료를 낼 돈이 없어 아예 혁신적인 서비스를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결국 우리같은 토종 영세사업자들이 망사용료를 내는데 비해 구글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오히려 통신사들이 캐시서버를 설치해 이들의 고화질 서비스를 무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결국 국내 영세사업자들에게 망사용료를 받아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서비스를 보전해주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인터넷 포털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경우 동영상 등 고용량 트래픽 이용료로 연간 200억원을 내고 있다. 만약 이를 1080p나 4K급 초고화질로 상향시키면 트래픽 사용료가 두배가 아닌 너댓배가 될 수 있다”면서 “연간 1000억원을 망 이용료로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니 유튜브처럼 과감하게 화질을 높여 서비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망사용료로 인한 역차별을 주장한 것은 그간의 일관된 주장이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구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이 ‘동일한’ 망 사용료를 내도록 정부가 규제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그리고 이같은 주장은 방통위가 망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접속경로를 변경해 이용자 피해를 일으킨 페이스북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림으로써 보다 힘을 얻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행정법원이 방통위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번 패소로 인해 정부가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실효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입증됐기 때문.

앞서 방통위는 구글이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며 본사를 조사하고 행정처분을 내리려 했으나 구글 측이 “당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으로 캘리포니아 주법을 따른다”며 한국 법을 준수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밝혀 한차례 규제에 실패한 적이 있다.

또 구글과 페이스북은 현재까지 국내 매출 규모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이에 따른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어 국정감사까지 불려나갔지만 이후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에 대해 한 IT정책전문가는 “결국 국내 CP들은 정부와 사법부가 외국기업과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이 깨져버린 국내 CP들이 차라리 기울어진 운동장의 단초가 되는 ‘망사용료’자체를 폐지해 달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정책전문가는 “하지만 결국 사업자들의 서비스 근간인 ‘망’은 공짜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사들이 연간 6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 이를 간과한 목소리”라며 “법인세 납부도 역차별 요소이니 내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 기업들은 국내에서 사업하면서 합리적인 대가와 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정부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제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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