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소재 경쟁력 중요”… 생애 첫 펀드로 ‘극일’ 의지 강조

박효목 기자

입력 2019-08-27 03:00 수정 2019-08-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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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미일 공조]‘필승코리아 펀드’에 5000만원 투자
“日, 우리 주력산업 가로막는 조치
아주 착한펀드… 더 많이 나와야” 국민들에 동참 당부 메시지
28일 日백색국가 조치 시행 예정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부품·소재·장비 분야 기업 펀드에 5000만 원을 투자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금융 상품에 직접 투자하면서 극일(克日)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시행(28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일 양국이 강경 대응 태세를 보이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농협은행이 최근 출시한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이 상품은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광복절의 상징적 의미를 담아 815만 원을 투자하자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문 대통령은 사비 5000만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펀드에 가입한 뒤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우위를 배경으로 우리 주력 산업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조치를 취해왔다”며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그런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펀드는) 운용 보수의 절반은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연구기관 등에 지원하는 아주 정말 착한 펀드”라며 “반드시 성공시켜서 가급적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제2, 제3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펀드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앞장서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펀드에 가입하면서 경제 극일에 더 많은 국민들이 동참해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이런 시기에 농협에서 펀드를 만들어 기쁘다. 저도 가입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산업) 경쟁력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소재·부품·장비에서는 해외에 의존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위상도 높여야 하고,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을 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펀드 가입 상담 과정에서 “주식-펀드 (투자)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판매 직원의 질문에 “일절 없었다”고 말했다. 생애 첫 펀드 투자에 나선 셈. 문 대통령은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수준’을 묻는 질문에, 직원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해주셔야 (한다.) 그래도 대통령님이신데”라고 하자 “매우 안 높다”며 ‘높은 수준’에 체크하기도 했다.

한편 이 펀드는 광복절 전날인 14일 출시됐으며, 일본의 경제보복을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에 따라 펀드 이름에 ‘필승 코리아’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 계열사들이 초기 투자금액인 300억 원을 제공하는 등 현재 운용규모는 307억 원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박찬대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출시 당일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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