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도 OK, ‘프리웨어’ 도입…롯데렌탈, 일하기 좋은 환경 구축 앞장

이상훈기자

입력 2019-08-26 10:30:00 수정 2019-08-26 10: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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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기업들이 호칭파괴, 복장자율화 등 파격적인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고 있다. 위계 중심의 수직적인 소통 구조를 교류 중심의 수평 구조로 전환하고 안정성과 규모의 경제에 무게를 둔 조직 구조는 신속한 의사결정 및 업무 효율을 위해 단순화하고 있다.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조직문화의 유연성은 벤처, 스타트업이나 광고, 패션 등 트렌드에 민감하고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빠른 특정 분야의 전유물로 간주됐다. 반면 제조, 유통, 서비스 등 대규모 설비와 인력을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산업 분야는 임원진의 경영방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수직적 조직문화가 보다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최근 산업 유형을 막론하고 국내 기업들이 앞 다투어 조직문화 바꾸기에 나선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급격히 변화하는 경영 환경과 그 궤를 같이 한다. 다가올 미래 산업 생태계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소통 구조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가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유경제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렌탈업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롯데렌탈은 4월 ‘일하는 문화 혁신’ TF팀을 신설하고 조직문화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업무효율을 높이는 한편 창의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목적에서다. 롯데렌탈 측은 “이번 TF 목적은 조직문화 혁신 그 자체가 아닌, 업무 효율성과 창의적 발상에 도움되는 업무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며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업무환경이 곧 혁신적인 서비스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 내 일에 맞게 입으면 반바지도 OK, ‘프리웨어’ 도입



롯데렌탈은 7월 15일을 기점으로 매일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근하는 자율복장제도인 ‘프리웨어(Free-wear)’를 전면 도입했다. 매주 금요일에만 캐주얼 복장으로 출근하던 기존 제도를 상시 운영으로 확대 적용한 것. 복장 규정 또한 기존의 제도가 사회통념상 직장인에게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의 자율화였다면, 업무에 지장이 없다는 전제 하에 반바지를 비롯하여 청바지, 운동화 등 다소 파격적인 복장까지도 허용하는 수준으로 완화되었다.

롯데렌탈은 구글 등 일부 IT 기업에서 주로 활용되는 ‘해커톤’ 방식의 집단 토론을 사내 직원들의 참여 속에서 진행한 바 있다. 기존에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대화 방식을 경험하고,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한 작은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인 ‘해커톤’은 여러 사람이 마라톤을 하듯 집중적으로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활동이다. 주로 ‘해커’로 통칭되는 개발자,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기획자 등이 팀을 꾸려 긴 시간 동안 아이디어 창출, 기획, 프로그래밍 등의 과정을 통해 시제품 단계의 결과물을 만드는데 활용된다.

롯데렌탈의 경우, ‘우리가 일하는 문화,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요’라는 주제로 직급, 직책, 연차에 상관없이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집단 토론에 해커톤 방식을 도입했다. ‘오프라인 와글와글’이라 이름 붙여진 본 행사의 저변에는 혁신은 외부에서 주입되는 것이 아닌 내부에서 발현되는 것이며, 만약 그 대상이 조직문화라면 이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는 직원들이 혁신의 주체로 직접 참여해야만 비로소 가능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 CEO, 직원과 소통 위해 BJ로 변신하다! ‘롯데렌탈 라이브쇼’


많은 기업들이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를 완벽하게 정착시키기란 결코 쉽지 않다. 직급이나 직책 위주의 호칭을 없애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님’이나 ‘프로’ 등의 호칭을 도입했다 하더라도 임원급 인사에게 이를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것은 여전히 일반 직원에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수평적 문화가 완전히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솔선수범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훈기 롯데렌탈 대표이사는 급격히 변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경직된 조직문화로는 혁신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소셜관계망서비스(SNS)인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임직원과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전국적으로 오프라인 지점이 위치한 렌탈업의 특성상 각 지점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던 기존의 관행을 뒤집고, 양방향 소통에 유리한 SNS 채널의 실시간 방송에 직접 등장해 직원과의 소통에 나선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일명 ‘롯데렌탈 라이브쇼’라 불리는 해당 방송에서 이훈기 대표는 ‘BJ훈짱’이라는 애칭으로 등장,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직원들이 접수한 사연을 소개하며 그들의 고민에 함께 공감하고, 실시간 전화 연결을 통해 깜짝 미션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 유쾌한 시간을 보내며 직급의 벽을 허물어 내린다.

올해 2월을 시작으로 현재 2회까지 진행된 ‘롯데렌탈 라이브쇼’에 대한 이훈기 대표의 애정은 남다르다. 이훈기 대표는 “일하기 좋은 문화란 경영 혁신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진정한 목적은 직원들이 다니기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현장에서 여러분이 지닌 다양한 목소리가 내게 와 닿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상훈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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