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끼고 사는 ‘22세 화성인’… 그에게 SNS란 “화성 얘기”

용인=정윤철 기자

입력 2019-08-23 03:00 수정 2019-08-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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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퍼]KPGA 대상 포인트 선두 서형석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서형석은 투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휴식기에도 꾸준히 경기 용인 해솔리아CC 연습장을 찾아 스윙 연습을 했다. 그는 “올 시즌 대상을 획득한 뒤 유럽 무대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인스타그램은 사용하지 않아요.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요.”

22세의 그는 또래 친구들이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했다. 특별한 취미도 없다는 그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투자한 것은 골프다. 그런 그에게 “골프를 잊고 지내는 순간이 있기는 한가”라고 물었다. “밤에 집에 가면 TV를 봐요. 그때는 골프를 잠시 잊습니다. 나름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아닐까요. 하하.”

쳇바퀴 같은 일상이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는다. 꿈을 향해 전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3111점)를 질주 중인 서형석의 얘기다. 프로 5년 차를 맞아 기량이 만개한 그는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톱10을 4차례 기록했다.

약 두 달의 휴식기를 가진 KPGA투어는 29일 개막하는 부산경남오픈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들어간다. 골프밖에 모르는 ‘골프 바보’ 서형석은 휴식기에도 꾸준히 연습장을 찾았다. 경기 용인 해솔리아CC에서 만난 그는 “막상 쉬려고 하니 상반기 막판에 스윙이 커지고, 퍼팅이 일관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휴식기에 스윙을 교정하고 쇼트 게임 훈련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8시 반에 연습장에 도착해 하루 6시간 이상 스윙 훈련,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했다. 일주일에 2, 3번은 새벽에 9개 홀을 돌며 실전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까지 서형석은 무명에 가까웠다. 통산 우승 1회에 불과했던 그는 지난해까지 제네시스 포인트 톱10에 들었던 적이 없다. 서형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독하게 체력 훈련을 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올해 초 미국에서 40일 정도 전지훈련을 하면서 하체 근력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강한 체력이 생기니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고 부상도 막을 수 있었다.”

여기에 백스윙이 커지면서 오른쪽 팔꿈치가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윙을 간결하게 바꾼 것도 효과를 봤다. 지난해 그린 적중률이 67.234%로 81위였던 그는 이번 시즌 75.817%로 5위를 기록 중이다.

2009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드러운 스윙을 뽐낸 서형석. tvN 방송 화면 캡처
그는 2009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골프 신동’으로 출연해 “타이거 우즈(미국)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10년이 흐른 지금도 그의 꿈은 변함이 없다. 서형석은 “언젠가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싶다. 곧바로 (PGA투어로) 가기는 쉽지 않다. 우선은 유럽 무대에서 뛰면서 실력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대상 1위에게는 다음 시즌 유러피안투어 출전권과 보너스 상금 1억 원, 제네시스 차량 1대가 주어진다. 서형석은 “하반기에 최소 1승은 더해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지켜내고 유럽 땅을 밟고 싶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발길이 훈련장으로 향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용인=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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