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홍콩發 ‘블랙스완’ 우려에 1220원 재돌파

뉴시스

입력 2019-08-13 16:31 수정 2019-08-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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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격화시 미중 무역협상 불발 가능성 ↑
외신 "홍콩, 잠재적 블랙스완 가능" 경고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패닉도 환율에 영향
"삼성전자 역송금, 중국 MCSI 등 이슈 남아"



원·달러 환율이 홍콩발 ‘블랙스완’ 우려에 요동치고 있다. 홍콩 시위가 격화되면 세계 경제에 엄청난 파급력을 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며 이날 환율은 다시 1220원대로 올라섰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16.2원) 대비 6.0원 오른 1222.2원에 마감했다. 지난 6일 3년5개월만에 가장 높은 1223원을 기록한 이후 5거래일 만에 다시 1220원대로 치솟았다.

환율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한 이유는 홍콩 ‘블랙스완’ 우려 때문이다. 홍콩 시민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발하며 공항을 점거하는 등 지난 6월부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블랙스완이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보이지만 일단 발생하고 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력을 가져오는 사건을 뜻한다.

만일 중국 정부가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할 경우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되며 미중 무역협상도 중단될 가능성이 불거진다.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타격을 입은 미중 관계가 홍콩사태로 최악의 상황에 처하면 세계 경제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짐 크레이머 미 CNBC 진행자 겸 금융분석가는 12일(현지시각) “미중 무역전쟁보다 홍콩 반정부 시위가 좋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아이스먼 뉴버거버먼 수석 포트폴리오 책임자 역시 앞선 8일 “만약 블랙스완이 있다면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잠재적 블랙스완”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시위가 ‘제2의 텐안먼 사건’으로 발전할 경우 중국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텐안먼 사건은 1989년 중국이 민주화 시위를 무력 진입해 발생한 대규모 유혈 참사 사건이다. 이 사건 직후 당시 중국 경제성장률은 10%대에서 3%대로 급락한 바 있다.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원화 가치도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이날 장중에도 홍콩 정부와 시위대간 갈등이 격화되며 결국 1220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 시위는 공항에 이어 병원으로까지 확산됐다. 중국은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체러리즘의 발아”라고 비난하는 등 형국은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 성격을 띈다”며 “이 사건으로 홍콩 달러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 불안이 확산될 경우 리스크는 아시아 전체 금융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패닉 역시 환율에 영향을 줬다. 12일(현지시각)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선출되자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37% 하락하고 페소화 가치는 30%까지 폭락했다. 글로벌 리스크 상승으로 인해 원화 가치도 하방 압력을 받는 모양새다.

결국 환율은 이날 1220원대로 올라섰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홍콩과 아르헨티나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환율에 강력한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20일 삼성전자 중간배당을 앞둔 역송금 경계와 중국 A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CSI) 신흥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주식 매도 가능성도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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